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린 ㄱ씨(왼쪽 넷째)가 지난 8월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뒤 청주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가 사흘 만에 행인에게 발견돼 기적처럼 목숨을 건진 아이가 건강을 찾았다.
충북 청주시는 지난 8월 21일 새벽 행인에게 발견돼 50여일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신생아가 14일 퇴원한 뒤 입양 등을 진행하는 보호시설로 옮겨진다고 13일 밝혔다. 청주시 아동보육과 관계자는 “지난 7일 변호사 등으로 이뤄진 사례 결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아이를 시설에서 보호하기로 했다. 아이의 건강 등을 고려해 결정했으며, 아이의 안전을 고려해 시설명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는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려진 지 67시간 만에 시민에게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아이는 발견 당시 목 등에 심한 상처가 있었으며, 피부 괴사와 패혈증 증세까지 보여 사경을 헤맸다. 병원은 괴사한 피부 조직을 덜어내는 등 수술 끝에 아이를 살렸다.
아이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진 뒤 전국에서 ‘아가야 힘내’, ‘꼭 살아야 해’ 등 용기 메시지와 온정이 답지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아이돕기 성금모금이 시작돼 1억4000여만원이 모였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 어머니(25·구속기소)는 지난 8월18일 오전 6시께 집에서 출산한 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뒤 주변 음식물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화면 등을 분석해 같은 달 22일 오전 집에 있던 ㄱ씨를 체포했다. 청주지검은 아이 어머니에게 아이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14일 구속기소했고, 지난 12일 열린 첫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5일 열린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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