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공익광고 ‘가족계획’ 광고.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변화한 광고가 시대를 대변한다.
“제품은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브랜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만들어진다.”
세계적인 광고인 데이비드 오길비의 말이다. 소비자인 우리의 마음속에서 만들어진 광고는 어떤 게 있을까?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이 광고 특별전 ‘광고, 시대를 보다’를 26일 개막했다. 오는 12월29일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에선 근현대 광고의 발자취와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
근대 최초 광고가 실린 <한성주보>와 근대 신문 광고.
전시는 1886년 〈한성주보〉 4호에 실린 ‘덕상 세창양행 고백’을 근대 최초 광고로 봤다. 개화기 독일 마이어사가 인천 제물포에 연 세창양행은 무역업을 했는데 이를 광고했다. 당시엔 ‘고백’이 광고였다. 1896년 〈독립신문〉이 창간하면서 한글 광고가 속속 등장했고, 일제 강점기엔 일본 맥주·화장품 등 상업 광고가 발달했다.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이 광고 특별전 ‘광고, 시대를 보다’.
한국 전쟁기 기사와 체제 선전물 ‘삐라’ 광고도 볼 수 있다. 한국전쟁기엔 남한 국군·유엔군과 북한 인민군·중국군 등이 서로 비난하거나 체제를 옹호하는 내용을 담은 삐라를 살포했다.
1960년대 이후 공익광고가 등장했는데, 시대에 따라 변화한 ‘가족계획’ 광고가 재미있다. 1960년대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에서 1970년대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변했다. 1980년대엔 ‘삼천리는 초만원’·‘둘도 많다’ 등 하나만을 강조하는 산아제한 광고가 등장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바뀌었다. ‘선생님 착한 일 하면 여자 짝꿍 시켜주나요’가 등장하더니, 2000년 들어 ‘한 자녀보다 둘, 둘보단 셋이 더 행복하다’, 2016년엔 ‘더 낳은 우리 아이 더 나은 우리 미래’ 등 출산 장려로 완전히 돌아섰다. 윤장수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팀 주무관은 “광고는 시대의 흐름을 알려주고, 유행을 선도했다. 광고를 통해 근현대 인쇄 문화와 당시 시대상을 살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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