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 벽초 홍명희 문학제에서 열린 문화 공연.
소설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민족정신을 기리고, 소설 〈임꺽정〉의 가치를 조명하는 26회 홍명희 문학제가 13일 그가 나고 자란 괴산과 청주 등에서 열린다.
충북민예총, 충북작가회의, 사계절출판사 등이 함께 여는 문학제에선 벽초 문학비, 제월리 옛집, 생가 등을 들러보는 답사와 학술 강연 등이 이어진다. 청주 에듀피아에서 열리는 학술 행사에선 ‘홍명희와 정인보의 교유와 행적’(박용만 한국학중앙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한반도 통합 문학의 가능성과 현재성-벽초 홍명희의 대하소설 임꺽정에 대한 남북한 연구사 고찰’(오태호 경희대 교수) 등의 주제로 강연한다. 이날 강연은 충북민예총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강연에 이어 소리꾼 서동율·조동언·조애란 명창의 판소리 〈임꺽정가〉 공연도 한다.
벽초는 괴산읍 동부리 옛집에서 태어나 이웃 제월리에서 유년을 보냈다. 아버지는 1910년 일제의 국권 침탈에 항의해 자결한 홍범식 선생이다. 벽초는 일본 유학에 이어 1919년 괴산에서 충북 최초로 만세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동아일보〉 편집국장, 〈시대일보〉 사장 등을 지냈으며, 1928년부터 1940년까지 〈조선일보〉에 소설 〈임꺽정〉을 연재했으며, 〈조선일보〉 폐간 뒤 〈조광〉에 연재했다.
월북한 뒤 북한 내각 부수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직을 두루 거쳤다. 괴산군 등은 문학정신 등을 기리는 문학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보훈단체 등 보수성향 단체 등의 반대로 중단됐다. 지난 2019년 문학관 건립 연구방안 보고회에선 70억원을 들여 괴산읍 임꺽정로에 전시실 등을 갖춘 문학관 청사진이 나오기도 했다. 김영근 괴산군 문화체육관광과 주무관은 “홍명희 문학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보훈단체에서 ‘월북한 뒤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데다 한국전쟁을 일으킨 전범’이라고 주장하면서 건립을 반대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민예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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