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11일 오전 충남 부여군 부여읍 백제보 수문이 열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금강 백제보의 수문이 다시 닫혔다. 지난해 5월 완전히 개방된 뒤로 7개월여 만이다. 보 인근에서 수막재배를 하는 농가의 ‘농업용수 부족’ 민원을 우려한 결정인데, 지역 환경단체는 정부에 “상시개방을 위한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0일부터 백제보 수문을 닫아 금강 수위를 해발고도 1.5m에서 2.3m까지 높였다. 지난해 4월1일부터 단계적 개방에 들어가 5월11일부터 완전 개방된 지 7개월여만의 일이다. 앞서 지난 1월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백제보를 상시개방하고 지속해서 수질을 모니터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의석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단 개방팀장은 “최근 백제보 인근 지하수 수위가 지난 겨울 ( 시설하우스 안에 지하수를 뿌려 온도를 높이는 농사법인) 수막재배 농가 민원이 발생했던 수준까지 내려갔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미리 지하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보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 개방으로 금강 수위와 더불어 지하수 수위가 내려가면 지하수를 쓸 수 없어 냉해피해를 입는다는 인근 농가들의 민원에 선제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9월9일 백제보 민관협의체도 이런 이유로 “완전 개방을 추진하되, 겨울철 농업용수 이용이 어려워질 경우 농민과 논의를 통해 수위를 회복한다”고 협의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도 보 처리방안 최종 확정문에서 “(백제보의 경우) 하천 수위와 지하수 수위 간 영향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나아가 주변 농민들의 물 이용 대책을 마련하고, 물 순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함께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 환경단체는 “백제보 상시개방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임도훈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반복적인 농업용수 논쟁을 명분으로 수문을 닫아선 안된다. 지하수는 무제한 자원이 아니 ”라 며 “백제보 상시개방 때 쓸 수 있는 용수의 양을 한정하고 , 현재 수막재배에 필요한 용수량을 판단해 물 활용률 을 높일 수 있는 농법으로 전환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
이에 4대강조사평가단 정 팀장은 “2020년 5월 완료된 백제보 지하수 관련 대책 연구용역에서 기존 지하수 관정보다 깊은 대체 관정을 파는 방안이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제보 상시개방을 위해 지금까지 200여개 대체 관정을 설치했고, 조만간 30∼40개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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