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백제사를 바로잡는 내용의 역사책이 출간된다.
충남 부여군은 18일 사비백제사 재정립 사업의 하나로 총 3권의 〈사비백제사〉를 다음 달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비백제사 재정립 연구는 왜곡된 백제사를 바로 세우고 올바른 역사인식 정립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총 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부여군은 사비백제사 집필의 공신력을 위해 백제학회와 협업했다. 집필에는 편찬위원장인 성정용 충북대 교수를 비롯해 권오영 서울대 교수, 정재윤 공주대 교수, 김낙중 전북대 교수, 신희권 서울시립대 교수 등 국내 백제사 전문가 40명이 참여했다.
〈사비백제사〉는 ‘사비시대를 연 성왕과 사비도성’(1권), ‘불국토의 나라와 유려한 백제문화’(2권)’, ‘백제와 함께한 의자왕’(3권) 등 총 3권으로 구성됐다. 1·2권은 사비천도 배경과 성왕, 사비도성이 가진 의미, 백제문화의 우수성 등을 다뤘고, 3권에서는 의자왕과 백제와 관련해 왜곡된 이야기를 재평가했다.
책에서는 조선시대 김흔의 시에서 처음 언급된 ‘삼천궁녀’란 표현도 왜곡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숫자 ‘삼천’은 ‘많다’는 뜻으로, 역사적 근거가 없는 단지 수사적 표현일뿐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편찬된 각종 지리지에는 낙화암 삼천궁녀 표현이 보이지 않으며, 시적 수사로 표현된 허구라는 게 집필진의 설명이다.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칠 때 백마를 미끼로 용을 낚아 백마강을 건넜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조룡대’ 역시 용의 죽음을 백제의 패배로 나타낸 문학적 표현으로, 백제의 번창과 수호를 상징하는 용이 백제 패망의 증거물로 변이돼 전승된 것이라고 이 책은 설명한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사비백제사〉는 백제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고 그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시도”라며 “단순히 군민에게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론서 이상의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만든 책인 만큼 역사학도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널리 읽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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