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내기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숨진 일로 비판을 받았던 대전시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용역을 수행한 회사는 대전시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예방·신고 시스템이 전무한 것을 지적하며 관련 센터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대전시는 14일 시청 대강당에서 ‘조직문화 진단 및 혁신방안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조직문화 혁신기획단과 시청 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시는 지난해 9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새내기 공무원이 숨진 일을 계기로 지난 3월부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용역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근무 경력 10년 미만 또는 40살 미만 공무원 20명이 참여한 ‘주니어보드’를 통해 조직문화 개선안을 만들기도 했다. 용역을 맡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직원 심층인터뷰, 설문조사, 직급별 3차례 숙의 등을 통해 나온 의견을 종합·분석해 대전시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문제와 이를 혁신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대전시 직원들은 설문조사에서 △불필요한 보고자료 생성 및 비효율적인 보고 방식 △업무량 과중 △세대 간 인식 차이 심화 △부서 간 업무 떠넘기기 △부실한 인수인계 △실무로 이어지지 않는 신규직원 교육제도 등을 조직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각출을 통한 국·과장 모시기, 컵 당번, 커피 타기 등 불합리한 관행과 반말 등 부적절한 호칭 문제도 여전했다. 특히 대전시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예방·대응체계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상담·조사·사후조처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가 갑질 피해를 대신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보고 내용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신규 공무원 실무교육 강화 △관리자 리더십 강화 워크숍 운영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 사용 지양 △공무원 토론방 운영 개선 △주니어보드 내실화 △멘토링제도 체계화 △정시퇴근 문화 확립 △업무시간 외 연락 금지 △불합리함 관련 익명 신고게시판 운영 △과장 이하 구성원 호칭 ‘이름+님’으로 통일 등이 실천과제로 제안됐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