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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 정명훈, 빈소년 합창단…충북 음성서 공연하게 한 힘은?

등록 2022-09-13 21:27수정 2022-09-14 17:52

[짬] 충북 음성문화예술회관 박지연 공연기획감독

충북 음성문화예술회관에서 8년째 공연기획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예술인들 무대를 지역에 선보이고 있는 박지연 주무관.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충북 음성문화예술회관에서 8년째 공연기획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예술인들 무대를 지역에 선보이고 있는 박지연 주무관.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유키 구라모토, 조수미와 이 무지치, 빈소년 합창단….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세계적 음악 거장들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최근 5~6년 사이 충북 음성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 예술인들이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공연계가 개점휴업이었던 지난해에도 대형 무대가 속속 펼쳐졌다. 지난해 6월에는 국립오페라단이 기획공연 <브람스…>를 올렸고, 이어 7월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격(格), 한국의 멋>을 통해 인기 영화음악과 팝송 등 대중음악을 우리 전통악기로 들려줬다. 12월엔 ‘송년음악회’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두번째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오는 20일엔 세계적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정명훈씨가 실내악 연주팀과 협연을 하고, 다음달 13일엔 국내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인 민우혁·최정원·마이클리 등이 <로맨틱 파트너스 콘서트>를 할 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인구 10만1천명 남짓의 소도시 음성군이 이처럼 대도시도 부럽잖은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데는 올해 8년째 공연기획 감독을 맡고 있는 박지연(42) 주무관의 노력이 있었다.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문화예술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세계적 거장의 공연 만이 아니라 영화 상영, 전시 발표회 등등 다채롭게 제공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 덕분인지 충성관객도 많아 뿌듯해요."

2015년부터 임기제 주무관 8년째
유키 구라모토·빈소년 합창단 등등
세계적 음악 거장들 공연 끌어와
소프라노 조수미 두차례나 방문

저렴한 입장료·지역민 우선 배려
“주민들 마음 진솔하게 전해 섭외”

2021년 소프라노 조수미와 이 무지치의 공연 포스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2021년 소프라노 조수미와 이 무지치의 공연 포스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2017년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공연 포스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2017년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공연 포스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2019년 빈 소년 합창단의 공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2019년 빈 소년 합창단의 공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청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에서 비올라를 전공한 음악도였던 박 주무관은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을 전공한 뒤 공연기획 분야에서 일하다 2015년 1월 임용된 임기제 공무원이다. 다른 지역 지자체에서는 보기 드문 음성군의 특징이다. 지난 2008년 9월 음성읍 예술로에 600석 규모로 개관한 음성문화예술회관은 여타 소도시와 마찬가지로 한동안 콘텐츠 부족난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개방형 채용으로 공연기획 전문가를 둔 것이다.

하지만 음성군의 공연 예산은 연간 4억여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기관 등이 진행하는 공연 지원 공모에 수시로 응모한다. 박 주무관은 “1년에 100편 이상 공연을 보고, 각종 공연이나 아티스트 관련 정보 등을 모은다. 기획사 등 공연 관련 네트워크 등을 총동원해 기획한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특징은 문화소외계층을 배려하고 대도시 공연의 절반도 채 안 되는 입장료를 받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음성 지역민들이 공연을 우선적으로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예매 전략도 필수적이다. 온라인 입장권 예매 사이트는 열리자마자 매진되기 때문에 공연 하루 전 현장 판매를 열고 음성주민 우선으로 배려하는 식이다.

2022년 9월의 기획공연인 ‘마에스트로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 포스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2022년 9월의 기획공연인 ‘마에스트로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 포스터. 음성문화예술회관 제공

세계적 거장 등의 공연은 최소한 1년 전부터 스케줄을 잡아야 한다. 두 차례 음성을 찾은 조수미씨는 지난 2017년 음성 공연에서 “올해 데뷔 30돌입니다. 다음에 꼭 음성을 찾을게요”라고 했고, 실제로 지난해 연말 데뷔 35돌 콘서트로 그 약속을 지켰다. 특히 ‘조수미와 이 무지치' 공연은 코로나19 방역지침 강화로 국외 연주자들이 속속 취소를 하는 와중에도 조씨가 열흘간이나 격리를 감수하고 입국해준 덕분에 성사될 수 있었다. 물론 방역패스를 도입하고 좌석 띄어앉기를 하고도 객석은 만석을 기록했다.

“조수미와 이 무지치 공연은 저에겐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조수미님의 아름다운 노래는 천상의 소리였고 이무지치분들의 연주에 흠뻑 빠져들었다. 음성문화예술회관 공연을 유치해 주신 주무관님과 음성군 관계자분들 감사합니다.” “이번엔 기필코 예매를 하리라 마음 먹었다. 휴가를 내가며 공연을 기다렸으나 일주일 연기. 의자에 앉아 주인공들이 입장 하기를 기다리는데 무대가 작게 느껴졌다. 그들이 섰을 수많은 무대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초라한 무대다. 그러나 다 부질 없는 생각이었다. 그들은 무대 위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악기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조수미의 목소리는 악기 위에서 춤을 췄다. 세상이 온통 어둠으로 가득하지만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었다.”

관객들이 남긴 공연관람 후기 댓글들은 음성군민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열망과 만족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거장들이나 대형공연을 섭외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박 주무관은 “특별한 것은 없다. 지역·무대 상황과 좋은 공연을 그리워하는 작은 지역 주민의 바람 등을 진솔하게 설명하고, 마음을 움직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음성문화예술회관 (043)871 5943.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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