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희 충북폭력피해이주여성상담소장이 <떼다> 창간호를 보고 있다.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시민이 만든 잡지 <청주여성시민매거진 – 떼다>(이하 <떼다>가 첫발을 뗐다. <떼다>는 차별의 꼬리를 떼다, 입을 떼다, 발을 떼다 등 여성의 다양한 바람이 스미어있다.
창간호는 조금 늦었지만 꼬박 1년의 땀과 고민이 담겨 있다. 올해 초 김수정(청주시 양성평등부위원장), 오정란(청주여성의전화 대표), 정미진(인권활동가), 유진영(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회원), 김현정(청주페미니스트연대)씨 등이 편집위원회를 꾸려 머리를 맞댔다. 7~8월엔 기자학교를 열어 <한겨레> 이정연 기자,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 등의 성 평등 저널리즘과 기사 쓰기, 편집 등 실무를 익혔다. 기자학교는 <떼다> 기자뿐 아니라 시민 기자 등 20여명이 수강했다.
여성이, 여성의 눈으로, 여성 문제를 다뤘지만 여성만의 잡지는 아니다. 재미있고, 뜻있는 내용이 많아 누구나 나눌 만하다.
<뗴다>창간호 ‘청주에서 운동하는 여자들’ 기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떼다> 편집위원들이 편집회의를 하고 있다.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현장에서 발굴한 여성 이야기가 많다. ‘청주에서 운동하는 여자들’은 에이시스 야구단과 제이더블유에프시 레이디스 풋살팀을 찾아 공 때리고·차는 땀내 나는 여성 이야기를 담았다.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마동리에서 이장을 꿈꾸는 ‘프로시골러’ 안재은씨가 귀농인, 유튜버, 사업가, 마을 디자이너 등으로 종횡무진 살아가는 이야기는 생생하다.
사회를 파고든 기획은 날카롭다. ‘청주에서 낙태할 수 있을까?’ 기사는 청주지역 여성운동가 모임 행동하는 페미니스트가 외고 형태로 참여했다. 청주지역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하는 병원 31곳을 모두 살폈다. 직접 전화 상담을 하거나 병원을 찾아 임신중지(낙태) 수술 관련 상담을 통해 관련 절차·치료비 등을 꼼꼼하게 짚었으며, 여성 임신중지 권리에 관한 논의·규정 도입 등을 제안했다. 대학생 배시혜 기자는 ‘청년들은 왜 청주를 떠날까’ 기사에서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들이 청주에 머물지 못하는 이유를 인터뷰 등을 통해 심층 분석했다. ‘자기만의 방을 찾은 여자들’ 시리즈, 4컷 시사만화 등도 눈을 끈다. 계희수 <떼다> 편집장(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은 “<떼다>는 시민이 참여하는 공동체 매거진이다. <떼다>는 기존 언론에서 외면해 접할 수 없는 주제를 시민이 취재하고, 쓰고, 공유하는 문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떼다> 창간호는 타블로이드 16면 형태로 4000부가 제작돼 청춘잡담·청주여성의전화 등 기관·단체에 배포·비치했다. <떼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cwcm2022" target="_blank">(cwcm2022" rel="noopener noreferrer" target="_blank">https://blog.naver.com/cwcm2022)를 통해 볼 수도 있다. <떼다>는 청주시 양성평등기금 2000만원을 지원받았으며, 내년부터 2~4차례 발행할 계획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