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추풍령면 김태완씨가 자신이 기른 만감류를 살피고 있다. 영동군 제공
제주가 본향인 만감류가 내륙 산골 충북 영동에서 재배돼 수도권 등 전국 시장으로 나가고 있다. 만감류는 기존 감귤, 오렌지, 한라봉 등을 서로 교배시켜 크기·맛·향 등을 향상시킨 개량 품종이다. 대개 감귤에 견줘 크고, 수확 시기(1~3월)가 귤보다 늦다. 만감류로 불리는 이유다. 요즘엔 만감류라는 말보다 한라봉·천혜향·레드향·첫눈향 등 상표 이름이 더 익숙하다.
영동군 심천면 이병덕씨가 자신이 기른 만감류를 살피고 있다. 영동군 제공
13일 영동군 말을 들어보면, 영동군 심천면 이병덕씨 농가 비닐집 3960㎡에는 천혜향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이씨는 올해 이곳에서 천혜향 10t 이상을 수확해 시장에 내놓을 참이다. 이웃 추풍령면에서 농가를 운영하는 김동완씨는 3300㎡에서 레드향 3t을 수확할 예정이고, 같은 추풍령면의 김태완씨는 3300㎡에서 첫눈향을 0.8t 가량 수확할 참이다. 이들 농가는 지난 2021년부터 드문드문 수확했지만 본격적인 출하는 올해부터다.
이들 농가는 2018년께부터 영동군농업기술센터의 기술 보급으로 만감류를 재배했다. 이들은 시설 채소, 포도·사과 등 과수를 재배하다 만감류 재배로 눈을 돌렸다. 이민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팀 주무관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 새 소득 작목 개발 육성 시범 사업의 하나로 만감류를 재배한 뒤 농가에 기술을 보급했다. 만감류가 안정적 소득원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동군 추풍령면 김동완씨가 자신이 기른 만감류를 살피고 있다. 영동군 제공
내륙 산골에서 재배된 만감류이지만 섬마을 제주 본향에 견줄만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 주무관은 “내륙 재배는 난방 등 비용이 많이 들지만 국토의 중심에 자리 잡아 물류비 절감 등 유통 이점이 있다”며 “유통 시간을 줄여 다 익은 뒤 적기에 수확하기 때문에 맛, 향 등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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