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목원대 학위수여식에서 명예 졸업장을 받은 양연호, 한경애(특별공로상), 이광규, 김춘자, 김춘교씨 등 <사기> 청강생들이 학사모를 쓰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목원대 제공
60~80대 어르신들이 배우는 기쁨을 몸소 실천해 대학 학위수여식 단상에 섰다.
대전 목원대는 이 대학 도중만 교수(역사학과)의 <사기> 강좌 청강생인 김춘교(74)·김춘자(72)·이광규(69)·양연호(60)씨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춘교씨 등이 10~16년째 <사기> 강좌에 출석해 공부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16일 대학 교회에서 연 2022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썼다.
학교 쪽은 이들이 정식으로 입학하지 않았지만 역사학과 학생들과 함께 열심히 <사기> 강좌를 수강해 학업의 모범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기> 강좌는 도중만 교수가 제자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21년째 매주 화요일 저녁 열고 있으며, 누구나 청강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반인들의 참여가 잇따랐다.
이희학 총장은 “이분들이야말로 배움의 열정을 몸소 실천하며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진정한 목원인”이라고 격려하고 명예 졸업장 등을 수여했다. 김춘교씨는 “청강을 허락해준 교수님과 학생들, 명예 졸업장까지 준 목원대에 감사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배운 지식과 지혜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이날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1469명, 석사 154명, 박사 114명을 배출하는 등 건학 69년 동안 6만1323명의 인재를 양성했다.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이 16일 2022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이순국 박사(오른쪽)에게 의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순천향대 제공
같은 날 충남 아산 순천향대학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는 이 학교 역사상 최고령인 만 81살 의학박사가 탄생해 관심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순국(1942년생)씨다. 이씨는 2020년 의과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예방의학과 스포츠의학 분야인 <신체활동과 건강 관련 삶의 질과의 연관성에 대한 메타분석> 논문으로 학위를 했다. 학교 쪽은 그가 수업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아 평균 평점이 4.5점 만점에 4.42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온양펄프 창업자로, 신호그룹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성공한 사업가다. 지난 2012년 협심증으로 병고를 치른 뒤 예방의학에 관심을 갖고 노인을 위한 운동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운동생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으며 <나는 일흔에 운동을 시작했다> 책을 펴낸 ‘몸짱 할아버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대학은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2186명, 석사 223명, 박사 25명 등 모두 2434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