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조(앞줄 오른쪽 둘째)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자 등이 청주시의원 나선거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5일 치른 충북 청주시의원 나선거구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이상조(52) 후보가 당선되면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만들어진 동수 의석이 깨졌다. 보궐선거 전 여야가 21석씩 양분했지만, 국민의힘 22석, 더불어민주당 20석으로 재편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 소속 한병수 의원의 별세로 치러졌는데, 이 후보가 박한상 민주당 후보를 938표 차로 눌렀다.
‘1석’의 위력은 6일 바로 나타났다. 이 의원과 청주시청 기자실을 찾은 김병국 청주시의회 의장(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이어온 협치 중단을 선언했다. 김 의장은 “후반기 의장·상임위원장 배분 등 문제를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겠다. 지난해 11월까지 협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협치를 깬 것은 민주당”이라고 밝혔다. 청주시의회는 지난해 11~12월 옛 청주시청 본관 철거 예산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야의 극한 대립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김 의장이 의회 운영을 일방적으로 한다며 소속 부의장·상임위원장을 사임시키고, 김 의장 불신임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앞서 청주시의회 여야는 지난해 7월 개원하면서 ‘협치’를 전제로, 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이, 후반기 의장은 민주당이 맡고 상임위원회 위원장도 양분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여야 의석 균형이 깨지자마자 협치도 사라지는 모양새다. 박완희 청주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1석을 내줬는데 100석을 이긴 것처럼 과거 합의를 깨고 원내 직책을 싹쓸이하려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분노한다. 김 의장과 국민의힘은 협치를 바라는 민심을 헤아려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17~27일 열릴 청주시의회 78회 임시회 때 여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시의회의 동수 의석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선거구민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국민의힘 소속 박정희 의원(타선거구)의 2심 판결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청주지법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박 의원에게 당선 무효형인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박 의원이 직을 잃으면 내년 4월께 다시 선거가 치러진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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