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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군, 작지만 안전한 ‘증가포르’ 변신

등록 2019-08-26 04:59수정 2019-08-26 08:46

증평군, ‘3농3안’ 농촌 만들기
CCTV 늘려 해마다 범죄 줄어
어린이 교통안전·주민 교육도
작년 지역안전 지수 ‘1등급’
증평군이 조성한 자전거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자전거 교육을 받고 있다.
증평군이 조성한 자전거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자전거 교육을 받고 있다.
2016년 5월 충북 증평군 증평읍의 한 마을에서 홀로 살던 80대 노인이 숨졌다. 경찰은 자연사로 보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유족이 집 안에 설치했던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범행을 확인한 뒤 경찰에 알려 범인을 검거했다. 이른바 ‘증평 할머니 살인 사건’으로 범인은 이웃 주민이었다.

이 사건으로 농촌 지역의 치안 불안과 함께 시시티브이 설치 필요성이 대두했다. 증평군은 이 사건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난 이듬해인 2017년 1월 ‘3농(농촌·농업·농민), 3안(안전·안심·안녕) 농촌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시작했다. 안전하게 농촌을 관리하고, 안심하고 농사(농업)지으며, 농민이 편안(안녕)하게 생활하게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증평 지역 모든 마을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
증평 지역 모든 마을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
먼저 모든 마을에 시시티브이를 한대 이상 설치하는 사업을 벌였다. 증평군 전체 마을 108곳 가운데 시시티브이가 설치된 마을은 16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업 3년차인 지금은 750대로 늘었다. 모든 마을에 시시티브이가 설치됐다. 이뿐만이 아니라 영상통합관제센터와 경찰서, 소방서, 군청 재난상황실, 교육청, 대학(한국교통대), 군부대 등을 아우르는 통합 안전 시스템도 만들었다. 주민 백아무개(47·증평읍)씨는 “곳곳에 시시티브이가 설치되면서 밤에도 안심하고 마실(마을) 다닐 수 있다. 안전에 관한 주민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15년 633건이던 연간 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597건, 2017년 568건, 2018년 528건 등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평읍 시가지를 그대로 재현해 교육 효과를 높인 증평 자전거공원.
증평읍 시가지를 그대로 재현해 교육 효과를 높인 증평 자전거공원.
어린이, 청소년, 주민 안전을 위한 사업도 벌이는 중이다. 삼보초, 증평초, 도안초 앞에 교통안전 시설물인 ‘옐로카펫’을 설치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가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고안한 옐로카펫은 학교 앞 보도 등을 노랗게 칠하거나, 교통안전 시설물을 설치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어린이 자전거사고 예방을 위해 증평읍 남하리에 자전거공원과 자전거 체험 교육장도 만들었다. 증평군의 시가지 모습을 그대로 축소 재현한 자전거 체험교육장에선 지금까지 7038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주민 참여 안전교육도 활발하다. 2017년부터 증평 지역 모든 초·중·고 학생과 이장·부녀회장 등 2265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등을 교육했다. 이들은 학교, 마을 등에서 ‘안전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증평군 증평읍 미암마을 주민 등이 지난해 7월 마을회관에서 심폐소생술 등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증평군 증평읍 미암마을 주민 등이 지난해 7월 마을회관에서 심폐소생술 등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증평은 지난달 24일 행정안전부 혁신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지역안전지수 평가 때 교통, 자연재해, 감염병 등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았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지난달 4일 ‘3농 3안 사업’을 균형발전사업 우수 사례로 뽑았다. 전국 82개 군 단위 지방정부 가운데 울릉군(72.91㎢) 다음으로 작은 증평군(81.81㎢)이 작지만 안전한 나라 싱가포르처럼 이른바 ‘증가포르’로 발돋움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증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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