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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첫 독립만세운동 장소는 유성장터

등록 2019-10-24 17:10수정 2019-10-24 17:41

박걸순 교수 “1919년 3월16일 인동시위 와전 가능성”
유성장터 만세 시위는 3월17일, 인동장터는 3월27일
박걸순 충북대 교수가 24일 충남대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남·북 지역 3·1운동의 특징과 성격’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충남대 제공
박걸순 충북대 교수가 24일 충남대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남·북 지역 3·1운동의 특징과 성격’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충남대 제공

일제강점기 대전의 첫 독립만세 시위는 1919년 3월17일 유성장터 만세운동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까지 알려진 3월16일 인동장터 만세운동은 보름 뒤인 4월1일 만세운동이 와전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24일 대전시 유성구 충남대 문원강당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남·북 지역 3·1운동의 특징과 성격’ 학술대회에서 박걸순 충북대 교수는 ‘대전지역 3·1운동의 전개와 성격’의 주제 발표에서 “그동안 대전의 첫 만세운동은 1919년 3월16일에 일어난 인동 가마니 장터 만세운동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3월17일 봉기한 유성장터 만세운동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일제의 기록을 종합해보면, 대전의 첫 만세 시위는 3월12일에 예정됐으나 주모자가 체포돼 봉기하지 못했다”며 “3월16일 인동 가마니 장터에서 만세 시위가 있었다는 것은 주민 증언을 근거로 향토지에 기록된 ‘산내면 출신 양사고의 주도로 장터에서 장꾼 등이 만세를 외치며 행진하다 출동한 일본 헌병과 보병의 총격을 받아 양사고 등 15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으며 9명이 체포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시위는 일제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15명이 순국했다면 중대한 사건이어서 일제가 보고를 누락할 리 없고 양사고의 인적도 확인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양씨 성을 가진 2명(양사길, 양언옥)이 순국한 4월1일 인동장터 만세 시위가 와전됐을 가능성이 있다. 인동장터의 첫 만세 시위는 3월27일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성창터 만세 시위는 3월17일 장날에 지족서당을 운영하던 이상수를 중심으로 봉기했다. 사전에 첩보를 입수한 일본 헌병 8명이 경계했지만, 주민 300여명이 만세를 고창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조선의 독립을 알렸다. 따라서 이날 유성장터의 만세운동을 대전의 첫 만세운동으로 봐야 한다”며 “앞서 이상수는 2월께 천도교 최린의 연락을 받고 족제 이권수를 서울로 보내 독립선언서와 국민회보를 받아 와 만세운동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동장터 만세운동은 휘문의숙에 유학하던 김정철이 서울에서 3·1운동에 가담한 뒤 독립선언서 등을 가지고 내려와 면사무소에서 등사해 도모한 것이 정설이지만, 유성장터 만세운동은 서울 3·1운동의 주력세력 가운데 하나인 천도교의 영향을 받아 이뤄졌다는 점이 다르다. 인동은 2차례, 유성은 3차례씩 각각 만세 시위가 이어지면서 일본군과 충돌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24일 오후 유성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먹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김동섭 전 대전시의원 제공
24일 오후 유성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먹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김동섭 전 대전시의원 제공

한편 유성장터는 장대비(B)구역 개발촉진지구에 포함돼 철거될 예정이다. 유성시장 상인 등으로 꾸려진 재개발반대 주민대책위원회와 전통 장터 이용 시민, 지역시민단체 등이 반대했으나 2900여 세대 규모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재개발을 막지 못했다. 대전 장대 비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임시총회에서 공동주택과 유성천 사이 지하주차장을 오일장으로 활용하는 설계안을 내놓았다. 김동섭 전 대전시의원은 “유성장터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났고 구한말 의병이 봉기하는 등 민초가 나라를 구하려 봉기한 역사의 현장이다. 장터를 부수고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을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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