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29일 청주의 한 마스크 제작업체에서 마스크 제작 봉사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과 소외계층, 주변 이웃 등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 진천군 자원봉사센터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만들어 홀몸노인·장애 가정 등 소외계층에 나눠줄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이들은 경기지역 업체에서 마스크용 면과 항균 필터 등을 산 뒤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마스크 제작은 재봉 기술을 익힌 주부 자원봉사자 5명이 주도하고 있으며, 4일까지 200장을 만들어 소외계층 200명에게 전할 계획이다. 이들이 만든 마스크는 항균 필터 교체형으로, 마스크 한장에 필터 10장이 포장돼 있다. 이은미 자원봉사센터 운영팀장은 “노인·장애인 등은 마스크를 사고 싶어도 오랫동안 줄을 서 있을 수 없어 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마스크 자체 제작·배포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 독지가가 충북 괴산군 청천면 행정복지센터에 두고 간 편지와 현금 100만원. 청천면 제공
마스크 나눔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북 전주 한일섬유 등 섬유제조업체 6곳은 마스크 3만장을 직접 제작해 전주시에 건넸으며 전주시는 이를 홀몸노인, 한부모 가족 등 취약 계층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강원 강릉 한국주방산업도 이날 마스크 1500장을 시민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일손이 달리는 마스크 제작업체에서 손을 보태는 주민도 있다. 충북 청주 내수의용소방대 자원봉사자 등 10명은 청주 ㅇ업체에서, 괴산 농가주모임 등 6명은 괴산 ㅇ업체에서 일손 봉사를 하고 있다. 이상미 충북도 일자리정책과 주무관은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아우성치는 주민이 늘면서 마스크 업체에 뛰어든 자원봉사자들이 늘고 있다”며 “감염 우려 때문에 철저한 방역·소독·교육을 한 뒤 봉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초비상이 걸린 공무원과 대구를 향한 응원도 들불처럼 피어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은 현금 100만원과 손편지를 충북 괴산군 청천면 행정복지타운에 맡겼다. 그는 “농사지으며 여러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아 이렇게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얼마 되지는 않습니다. 모든 이들이 건강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몇 자 적었습니다”라고 편지에 썼다. 청천면은 편지와 성금을 대구에 전했다.
전남 진도군 주민들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뒤 자가격리 중인 대구시민의 입맛을 돋우고 싶다며 특산품인 봄동(봄배추) 10㎏짜리 80상자를 보냈다. 이들 주민들은 지난달 29일 자치회에서 “문밖에 나갈 수 없는 확진자들의 반찬 걱정을 덜어주자”며 30가구가 텃밭에 가꾸던 봄동을 모아 대구시 남구청에 전달했다. 대구시 남구청은 봄동을 2.5㎏씩 나눠 자가격리 중인 320가구에 전달했다. 문정배 자치회장은 “밥을 잘 먹어야 병을 이길 수 있다. 놀라서 입맛이 떨어졌겠지만 남도의 싱싱한 봄나물을 드시고 힘을 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의 외식기업 디딤은 대구·경북지역 의료진·자원봉사자를 위해 도시락 1만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경 디딤 기획마케팅 부장은 “코로나19 최일선 대구·경북에서 위기 극복에 앞장선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도우려고 나섰다. 필요한 곳이 있다면 더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안관옥 박임근 이정하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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