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의 한 마스크 업체 사무실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 샘플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난 것을 악용해 유명 마스크 업체의 것과 똑같은 가짜 마스크 판매 누리집을 만들어 돈만 가로챈 20대 등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15일 한 마스크 판매 업체의 누리집을 똑같이 베껴 만든 뒤 돈만 가로챈 ㄱ(26)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ㄱ씨 등은 지난 3월1일부터 5일 동안 가짜 마스크 누리집을 통해 총 83명에게서 약 437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맘카페나 중고사이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특정 업체의) 마스크가 드디어 시장이 풀렸다’는 식의 홍보 글을 올리며 가짜 누리집의 주소를 덧붙였다. 전체 알파벳 중 한두개만 바꾸는 식으로 비슷한 누리집 주소 4개를 만들어 범행에 이용했다.
만들어진 가짜 누리집은 업체의 것과 마스크의 사진·가격, 게시글의 배치까지 모든 것이 똑같았다. 피해자들은 이런 수법에 속아 이들이 안내한 계좌로 돈을 입금했으나 마스크를 받지 못했다.
범행에는 돈을 주고 산 다른 사람 명의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이 이용됐다. 대포통장은 돈을 입금받을 때, 대포폰은 피해자들의 전화를 받을 때 사용됐다.
ㄱ씨의 공범 중에는 10대 2명도 있었다. 10대들은 가짜 누리집을 맘카페 등에 홍보하는 일을 맡았다. ㄱ씨 등에게 대포통장을 판 계좌 공급책과 대포폰 명의를 빌려준 여성 1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지난 3월 마스크 관련 온라인 범죄를 감시하던 중 이들의 가짜 누리집을 확인한 뒤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누리집 사용을 막았다.
신승주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정상적인 온라인 판매업체 중 신용카드 거래가 안 되는 곳은 없다. 신용카드가 아닌 무통장 입금 등으로만 거래하는 곳은 일단 ‘가짜’로 의심해야 한다. 정상 업체는 무통장 입금 거래도 소비자 이름이 들어간 가상계좌를 발급하는 식으로 하는데, 가짜는 개인이나 법인 이름만 표시된 계좌정보를 안내한다”고 말했다. 이어 “맘카페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소개된 주소를 누르기보단 포털 사이트에서 업체명을 직접 검색해 누리집에 들어가는 것이 더 안전한 온라인 구매법”이라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