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인 으름난초가 29일 충남 태안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꽃을 활짝 피웠다. 충남도 제공
충남 태안 안면도 자연휴양림에 ‘으름난초’가 꽃을 피웠다.
충남도 산림자연연구소 태안사무소는 29일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보호하고 있는 으름난초 12촉이 모두 만개했다고 밝혔다. ‘개천마’로도 불리는 으름난초는 숲 속에 사는 다년생 난초과 식물이다. 환경부는 으름난초를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으로 지정했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국가적색목록 취약 등급’ 식물로 지정했다.
으름난초는 일본·중국에도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충남 태안과 전북 진안, 전남 보성, 영암군, 제주도 일원 등 10곳 미만에만 자생지가 있는 보기 어려운 식물이다. 주로 빛이 잘 들지 않고 습한 숲 속에 살고, 최대 1∼1.5m까지 키가 자란다. 여러 개의 황갈색 꽃이 길게 늘어져 한 데 달리고, 7∼8월이면 타원형의 붉은 열매도 달린다.
지난 5월 충남 태안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발견된 으름난초 12촉 모습. 충남도 제공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지난 5월 휴양림 안에서 으름난초 12촉을 우연히 발견했다. 발견 뒤 자연휴양림 쪽은 으름난초 보호용 나무 울타리까지 설치했고, 한 달여 뒤 12촉 모두 꽃을 피웠다.
그러나 다음 해에도 이곳에서 으름난초를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년생이지만 매년 같은 장소에 피진 않기 때문이다. 으름난초는 한 해 땅속에서 나와 꽃을 피웠다가 다음 해는 종적을 감추고 몇 년 뒤에 다시 그 자리에 올라오는 식으로 자생한다.
안규원 충남도 산림자연연구소 태안사무소장은 “안면도 자연휴양림에서 10촉 이상의 으름난초가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으름난초 발견 소식이 알려진 뒤 사진 동호회 등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으름난초 자생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계속해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