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유역환경회의 회원들이 28일 세종시 연기면 세종보에서 보 해제를 촉구하며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강 유역 시민단체들이 4대강 보 처리에 관한 정부의 미적지근한 대응을 비판하며 금강 3개 보 해체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강유역환경회의와 세종금강살리기시민연대,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는 28일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역·국가물관리위원회는 더는 미루지 말고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확정해 추진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환경부와 정치권,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직무를 방기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보 해체를 더는 미루지 마라”고 촉구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지난해 4월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일부), 영산강의 죽산보를 해체하고, 백제보(금강)와 승촌보(영산강)는 수문을 상시 개방하는 안을 권고했다. 금강·영산강의 보를 이 권고안대로 처리할지는 각 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하게 된다.
환경부는 금강·영산강 보 처리에 관한 유역물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지난 24일부터 일반 국민과 금강·영산강 유역 주민 등 4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결과는 8월 초께 나올 예정이다. 지난해 6월에도 같은 설문조사를 했던 터라 비판이 나온다.
금강유역환경회의 등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권고안이 나온 뒤로 1년 3개월이 흘렀으나 이 문제를 확정할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다”며 “환경부의 별도 국민인식 설문조사는 어이없다. 시간을 끌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를 두고 환경부 관계자는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과 충남도·세종시 등 지자체에서 현재의 국민·지역 여론을 더 들어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 환경부가 지난해 6월 4대강 보 처리와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의 내용과 대상자 수 그대로 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강유역환경회의와 세종금강살리기시민연대, 공주보진실대책위원회 등 지역 시민단체가 28일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역·국가물관리위원회는 더는 미루지 말고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확정해 추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세종시 연기면의 세종보에서 ‘보 해체’ 손팻말 시위를 했다. 시위에 나선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7월 초에 회의를 열어 보 철거를 결정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제 곧 8월인데 지금까지도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국가물관리위원회까지 거치면 이 결정이 올해 안에 될지,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과연 가능한지 알 수가 없다.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전체 위원의 절반인 민간 위원이 낸 의견을 충남도·세종시 등 기관의 당연직 위원들이 논의 중”이라며 “논의가 끝나면 본회의에서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할 의견 안을 결정하게 할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직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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