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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빠진 자리, 고스란히 드러난 ‘치수 난맥상’

등록 2020-08-12 20:19수정 2020-08-13 02:44

홍수 시장·군수 등 수공 집단 항의방문
수공 “면밀한 원인조사 우선”이라지만
용담댐 ‘홍수기 제한수위 규정’ 안지켜
“용수확보-치수, 뭘 우선할지 정립해야”
문정우 충남 금산군수, 김재종 충북 옥천군수, 박세복 충북 영동군수, 황인홍 전북 무주군수가 12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를 항의 방문해 박재현 수공 사장(오른쪽 셋째)에게 용담댐 방류를 잘못해 침수 피해를 보았다고 항의하고 있다.
문정우 충남 금산군수, 김재종 충북 옥천군수, 박세복 충북 영동군수, 황인홍 전북 무주군수가 12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를 항의 방문해 박재현 수공 사장(오른쪽 셋째)에게 용담댐 방류를 잘못해 침수 피해를 보았다고 항의하고 있다.

물난리가 지나간 자리가 책임 공방으로 뜨겁다. 갑작스러운 댐 방류로 피해를 보았다는 하류 쪽 지방정부들의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자원공사는 면밀한 원인 분석이 우선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용담댐의 경우 홍수기 제한수위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향후 처리에 관심이 모인다.

■ 시장·군수들 수자원공사 단체 항의방문 문정우 충남 금산군수, 박세복 충북 영동군수, 김재종 충북 옥천군수, 황인홍 전북 무주군수는 12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국수자원공사를 방문해 “8일 발생한 금강 수계의 수해는 용담댐이 사전에 수위 조절에 실패하고 초당 최대 2913.55t을 방류해 발생한 인재”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용담댐은 지난 1~5일 저수량이 7억3700만㎥로 유효저수량 6억7200만㎥를 넘어서 총저수량 8억1500만㎥에 근접했으나 방류량은 초당 117t에 불과했다. 이는 평균 저수량이 6억8000만㎥이던 7월10~31일의 초당 방류량 169t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며 “대청댐은 7월29일부터 대전, 청주, 옥천에 호우주의보와 경보가 반복되면서 유입량이 늘어나자 7월31일 0시부터 방류량을 늘려 이후 방류량 증가에 따른 피해를 예방했다”고 지적했다. 집중호우가 내리기 전인 8월1~5일 용담댐도 방류량을 미리 늘렸어야 했는데 되레 방류량을 줄여 수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금강 수계인 충남 금산, 충북 옥천·영동, 전북 무주군 등 4개 지방정부가 12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용담댐 방류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금강 수계인 충남 금산, 충북 옥천·영동, 전북 무주군 등 4개 지방정부가 12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용담댐 방류에 따른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 수자원공사 용담댐 홍수기 제한수위 안지켜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면담에서 “피해 보상은 앞서 국가 차원의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므로 (제가) 인재인지 천재인지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 방류 과정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지자체가 방류량을 줄여달라는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는데 댐은 하류지역 주민의 안위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용담댐이 홍수기 제한수위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은 수자원공사 쪽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는 12일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용담댐의 홍수기 제한수위는 261.5m인데 7월12~13일 약 170㎜의 비가 내린 뒤 261.8m로 올라가 방류해 수위를 낮췄으나 이후에도 계속 비가 내리면서 26일 261.2m, 30일 262.4m까지 수위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집중호우가 내린 8월7~8일에 앞서 1~5일에도 홍수기 계획수위를 넘긴 상태였으나 △기상청이 7월 말로 장마가 끝났다고 예보했고 △댐 하류 펜션 업주 등이 여름철 영업을 위해 방류를 줄여달라고 민원을 제기한데다 △금산군에서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두차례 보내와 며칠만 지나면 계획수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방류량을 늘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강유역본부 관계자는 “8월7~8일 378㎜의 집중호우가 내려 7일 오후 2시30분에서 5시,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에는 계획 방류량 최대치인 초당 3200t을 웃도는 물이 저수지로 유입됐다. 최대 유입량은 초당 4700t에 달했다”며 “댐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계획 홍수위인 265.5m에 5㎝ 부족한 265.45m까지 수위가 올라 방류량을 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용수 확보와 치수 가운데 뭘 우선할지 정리해야” 섬진강권에서도 전남 곡성·구례·광양, 전북 남원·임실·순창 등 시장·군수 6명이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해 “수공 등 댐 관리 기관이 집중호우가 예보됐는데도 선제 방류는커녕 담수만 고집하다가 섬진강 수위가 높아진 8일 오전에야 초당 1870t의 물을 긴급 방류했다”며 “이번 물난리는 댐 관리 부실로 일어난 초유의 사태”인 만큼 수공의 책임있는 답변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홍석 남원시 안전민방위 담당은 “홍수경보가 내려진 하류에 초당 1800t을 방류하면 결과가 어찌 될지 뻔한 거 아니냐. 하류의 전남 구례, 경남 하동 등과 원인 규명과 법적 대응에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섬진강을 관리하는 영산강홍수통제소는 “500년 빈도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댐에 이상이 생기면 하류는 더 큰 위험에 직면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 8시 방류량을 1033t으로 늘린 강물이 남원 금지면에는 7시간 뒤, 구례 구례교에는 9시간 뒤에 도착한다. 댐 방류는 (이날 오전 10시55분과 낮 12시50분에 이뤄진 구례 서시천과 남원 금지면의) 둑 붕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섬진강댐의 방류량은 8일 오전 8시 1000t, 낮 12시 1800t을 넘겼다.

농업용수는 농어촌공사가, 생활용수는 수자원공사가, 발전은 수력원자력이 담당하는 댐 관리 시스템 아래서는 홍수 예방에 소홀한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창근 대한하천학회장(가톨릭관동대 교수)은 “댐 용량이 100이라면 3 정도만 (비워두는) 홍수조절 공간이고, 97은 용수 사용 등을 위해 채워두는 공간이다. 결국 치수보다 농업용수, 발전을 위한 댐이라는 얘기”라며 “농업용수가 중요하냐, 발전이 중요하냐, 아니면 섬진강 하류지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치수가 중요하냐 가운데 어떤 가치를 우선할지 새로 정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안관옥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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