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에 폭우가 내려 임원항 일부가 물에 잠긴 모습. 삼척시 제공
도로와 공공시설 등에 대한 비 피해 정도와 대응 요령까지 제공하는 호우재해영향 리빙랩(생활공간 속 실험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강원도 삼척에서 시범 운영된다.
삼척시는 이달 말부터 여름철 호우재해영향 리빙랩을 시범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호우재해영향 정보는 많은 비가 올 때 사람과 도로, 농축산업, 공공시설 등에 대한 비 피해 위험성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요령 등의 정보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기상청에서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의 강수량을 중심으로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하지만 호우재해영향 정보가 도입되면 강수량에 따른 개별 도로의 침수 여부와 이에 따른 위험성 경고, 우회 도로 안내, 농경지 침수와 이에 따른 예상 피해,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지연과 시설 출입 통제 등의 정보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
호우재해영향 리빙랩은 기상청의 의뢰를 받은 강원대학교가 개발했다. 강원대는 그동안 각 지형과 인구, 시설물 등의 특성을 분석하고, 강수량에 따른 비 피해 등 호우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지난 6월에는 삼척시와 강원대가 업무협약을 하고 삼척을 생활실험 공간으로 구축하자는데 합의한 바 있다. 삼척이 위치한 강원도 영동지역은 지난해에도 나흘 동안 최대 7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삼척에서만 4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상습 비 피해 지역이다.
삼척시는 호우재해영향 리빙랩이 운영되면 이 같은 호우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척시는 또 상습 침수지역 등에 침수관측 장비를 설치해 호우재해영향 리빙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 등도 함께 확인할 계획이다.
올해 시범 운영 기간에는 일단 시청 공무원과 시민 점검단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우선 제공되며, 내년부터 삼척시민 모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신윤철 삼척시 방재담당은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지역 대학의 연구 성과물을 지역사회의 현안에 도입해 적용하는 처음이자 대표 사례다. 이 사업이 시행되면 삼척시의 방재대처 능력과 지역 안전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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