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에 근무하는 강원도청 소속 직원이 직원들과 회식 뒤 이튿날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유족과 강원도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7일 오전 9시께 강원도 동해에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소속 40대 여직원 ㄱ(6급)씨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ㄱ씨가 출근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부서 동료들이 관사를 찾아갔다가 심정지 상태인 ㄱ씨를 발견했다. 당시 ㄱ씨는 출근할 때 복장 그대로 신발만 벗은 채 문 앞에서 쓰러진 상태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 중이다.
유족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직사회에 회식 등 개인 모임 자제령이 내려졌는데도 상급자가 불러내 술자리를 한 탓에 사고가 났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족들은 ㄱ씨가 지난 16일 퇴근 무렵 다른 부서 한 팀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저녁회식 자리에 나갔고, 이 자리에서 3명이 1시간30분가량 동안 독주 6병 정도를 마셨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들은 “퇴근 20분 전까지 특별한 일이 없다며 퇴근하면 운동을 하겠다고 했는데 상급자인 팀장이 저녁식사 자리를 제안해 거절하기 부담스러워 술자리를 함께 했고, 평소 마시지도 못하는 독한 술인 고량주를 먹게 됐다”며 “당시 코로나19로 회식 등 모임을 가급적 자제하라는 복무지침이 내려왔었다. 하지만 발령 한달밖에 되지 않았고 처음으로 상급자가 술자리를 하자고 하니 원활한 공직생활을 위해, 거절하기 미안해 술자리에 나갔다.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모임 자제령은 공직자로서 솔선수범해달라는 내용이며, 강제성은 없다. 현재 감사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술자리를 함께한 팀장은 “이 사안과 관련해 드릴 말씀은 없다.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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