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 회동 등 군사적 긴장 완화 분위기 속에 강원 동해안 최북단 농민들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 농지 개간에 나서 눈길을 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민통선 북쪽인 고성군 현내면 송현리 일대 국유지 7223㎡(2필지)에 대한 개간 신청이 들어와 ‘개간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고성잡곡연구회는 농작물을 재배하겠다며 송현리 일대 국유지 3만3447㎡(32필지)를 개간하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허가 면적은 21.5%에 불과하지만, 접경지역 농민들은 민통선 이북지역 농지 개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군부대도 건축물 등을 설치할 때나 영농 활동 시 사전협의를 하는 조건으로 출입을 허가해 민통선 북쪽 농지 개간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자산관리공사는 이달 초 안에 민통선 상시 출입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제한경쟁입찰을 하기로 했다. 고성잡곡연구회는 이곳에서 수수와 기장, 조 등을 생산하는 ‘민통선 잡곡 생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접경지역 농민들은 국방부와 통일부, 국무총리실, 청와대 등에 수차례 민통선 이북지역 개간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번번이 ‘작전상의 필요’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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