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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이 손잡고 노력해 생태 힐링 도시로 거듭났죠”

등록 2019-07-25 14:55수정 2019-07-25 15:26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 이끄는 최승준 정선군수
지속 가능해야 주민 삶의 질 향상
하나에서 열까지 주민들이 주도
읍내 전체가 참여하는 박람회로
민관 한마음 도시재생 성공 기대
탄광의 개발은 산골 마을에 빛을 선사했지만, 폐광은 다시 암흑을 가져왔다. 1960, 70년대 대표적인 탄광촌으로서 성쇠를 겪었던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이 주민과 시민단체, 관이 손잡고 노력한 결과 새롭게 활기를 찾고 있다. 함백산에서 열리던 야생화 축제는 골목길과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차원의 골목길 정원박람회로 진화했다. 정원박람회를 이끄는 최승준 정선군수와 추진 과정, 뒷얘기, 전망 등에 대해 서면으로 일문일답을 나눴다.

최승준(왼쪽 두번째) 정선군수가 20일 고한읍 18리 꽃길에서 주민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최승준(왼쪽 두번째) 정선군수가 20일 고한읍 18리 꽃길에서 주민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를 마련한 배경은 무엇인가?

“고한읍에서는 좁고 노후한 건물로 둘러싸여 있는 골목길, 어쩌면 자원이라기보다 사람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그곳에서 주민 스스로 희망을 발견하고 고한 18번가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고 노후 가옥 수리, 집 앞 화분 기르기 등 골목길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마을 스스로 관광객 유치를 위하여 18번가 마을 만들기에 착수하여 ‘마을이 호텔이다’라는 슬로건으로 마을 호텔 1호점 개장을 앞둔 상황에서 고한의 대표적 자원인 야생화를 어떻게 골목과 연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하였다. 우리 군에서는 주민 스스로 삶의 터전을 가꾸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지역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1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골목길 정원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 이번 행사는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었나?

“관이 주도하고 전문가가 참여하는 행사는 외부에 보여주는 효과는 클지 몰라도 지속성과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나에서 열까지 주민들이 각자의 개성에 따라 ‘작지만 생활 속의 정원’을 주제로 직접 만들고 키우는 방식이라야 지역 변화의 주인공이 주민이 되고, 골목길 가꾸기의 결과가 지역 자산으로 될 수 있기에 주민 스스로 만드는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어떤 전문가는 ‘18번가의 기적’ 이라는 평가까지 했다. 고한읍 골목길이 변화하게 된 과정을 들려 달라.

“고한은 폐광 이후 20년 이상 주민아카데미를 해왔고, 10여년 전부터 시장, 골목, 주차장에서 지역재생을 위한 많은 시도와 실패의 경험이 쌓인 기간이 있었다. 그 와중에 작년에 고한 18번가가 마을 호텔로 외부로 알려지게 되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18번가의 기적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폐광 이후 지역을 살리기 위한 민관의 노력이 축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각 마을이 여러 해 전부터 마을별로 지역발전을 위해서 노력해온 과정 중에 모두 힘을 합쳐서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려보자는 취지에 공감하여 주민들의 헌신적인 참여와 노력이 더해지면서 짧은 시간에 골목길 정원박람회라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만들어냈다. 지역을 살리겠다는 변화의 물결이 들불처럼 번졌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주민이 앞장서고 행정이 지원하고 지역의 단체들이 돕는 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이게 되고 이것이 1개 마을에서 여러 개 마을로 번지게 되면서 읍내 전체가 함께 만드는 골목길 정원박람회가 됐다.”

― 고한읍을 어떤 마을로 탈바꿈시킬 계획인가?

“하나의 시도가 큰 그림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하나의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고한에서 추진한 다양한 사업들이 조각조각 모여서 하나의 큰 그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앞으로 함백산 야생화 축제와 골목길 정원박람회 그리고 도시재생 대표 모델이 되는 마을 호텔 사업과 야생화 마을 추리극장이 하나의 큰 그림이 되어 각각의 역할 속에서 마을이 다시 생기를 되찾고 많은 손님이 찾아오는 곳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지역자원의 통합이 아니라 주민들이 손을 맞잡고 만들어내는 큰 그림이 완성되는 날 고한읍은 간판만으로 알려지는 테마 마을이 아니라 자연이 씨 뿌리고 사람이 꽃피우는 진정한 생태 힐링 도시가 될 것이다. 이것은 군수인 내가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열정으로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들도 있을 텐데.

“정선은 대한민국 대표 전통시장인 정선 5일장과 다양한 관광지로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여러 가지 고민과 숙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어느 지역 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폐광지역은 특히 지역 활성화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 폐광지역 한복판이라고 할 수 있는 고한읍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재생을 주민들의 힘으로 해낸다면 이 성공모델을 정선의 여러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선의 주민이 내 마을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느끼며 행복한 고장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정선이 민과 관이 한마음이 되어 주민들이 앞장서고 행정이 지원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서 강원도를 대표하는, 나아가 전국의 도시재생, 지역 활성화를 선도하는 정선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주민들이 직접 꾸민 작지만 예쁜 생활정원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에 이번 여름휴가 때 많이 찾아와 주시기 바란다.” 김학준 선임기자 kimhj@hani.co.kr/기획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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