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많은 보조금을 지원하며 수소차 구매를 장려하고 있는 강원도에 정작 수소충전소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는 지난 1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6월부터 수소차 한 대당 정부 2250만원과 지자체 2000만원을 합쳐 전국에서 가장 많은 42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유일 수소차인 현대자동차의 넥쏘가 6890~722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반값도 안 되는 2640~2970만원만 내면 수소차를 살 수 있다.
강원도의 파격적인 지원으로 지난 6월 이후 도내에서 원주 18대, 춘천 12대, 횡성 1대 등 31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아직 강원도에 충전소가 한 곳도 완공되지 않아 차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차주들은 “올해 안에 강원도에도 충전소가 생긴다는 말만 믿고 수소차를 샀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충전하려면 수십㎞를 달려 경기도 여주나 서울 등 인근 시·도로 원정 주유를 떠나야 하는 처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원도는 충전소 건설 지연에 난감해하고 있다. 애초 강원도는 올해 말까지 춘천과 원주, 강릉, 삼척, 속초 등 5곳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8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이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전소 설치에는 주민설명회 등이 필요 없지만, 사고 이후 해당 지자체에서 주민설명회를 요구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진 탓이다.
그나마 삼척은 오는 12월, 속초 1월, 춘천·원주는 내년 3월께 완공을 목표로 충전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수소탱크 폭발사고가 난 지역인 강릉은 주민 반대 등으로 완공 시점조차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릉 수소탱크 폭발사고 탓에 충전소 건립이 늦어지고 있다. 해당 지자체와 협력해 최대한 빨리 충전소가 설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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