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 의회가 의장실 흡연 등의 이유로 군의회 의장 불신임을 의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불신임당한 것은 1991년 군의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영월군 의회는 “7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60회 임시회에서 윤길로 군의회 의장 불신임 결의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안은 모두 7명의 군의원 가운데 4명이 찬성했다. 불신임 결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되며, 가결 즉시 의장 직무가 정지된다. 군의회는 의원 협의를 통해 내년 6월까지인 윤 의장 잔여 임기 동안 활동할 새 의장 선출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김상태 군의원 등은 지난달 25일 군의장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다. 군의원들은 윤 의장의 △의장실 흡연 △업무심의 안건 독단적 처리 △가족 인사청탁 △업무추진비 독단 사용 △행사 기념품·음식점 특정 업체 선정 등을 문제로 삼았다.
김상태 의원은 “윤 의장은 지난 1년 2개월 동안 동료 의원과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장실에서 흡연했으며, 부군수 부임 인사가 늦었다는 이유로 몇 시간 동안 문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등 모멸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또 “집행부 인사에 개입해 가족을 주요 보직에 보내려 인사청탁을 하는 등 의원 행동강령 조례를 위반하고, 업무추진비도 동료 의원과 협의 없이 간담회를 명분으로 본인 인기와 인맥 넓히기에 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장은 다수당의 횡포라고 맞서고 있다. 현재 군의회는 더불어민주당 4명, 자유한국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등 7명의 군의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윤 의장은 바른미래당 소속이다.
윤 의장은 “사무실 흡연은 인정하며 이미 사과했다. 나머지는 전부 의혹에 불과하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지방자치의 근간인 기초의회를 다수당이라는 지휘를 이용해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 의장은 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