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북한 평양에서 열린 2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강원도 제공
경색된 남북 관계 개선에 마중물 구실을 했던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끝내 무산됐다.
강원도는 17일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중국 쿤밍에서 열 예정이던 제6회 아리스포츠컵 대회가 북한의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대회를 주최하는 남북체육교류협회에 북한 쪽이 내부 사정으로 대회에 선수를 파견할 수 없다고 전해 와서, 논의 끝에 올해 대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리스포츠컵 대회는 당초 지난 5월 원산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북한 쪽 사정으로 11월 평양으로 장소와 시기를 바꾼 바 있다. 이어 남북 관계 경색이 길어지자 또다시 12월 중국 쿤밍에서 열기로 대회를 연기한 상태였다.
아리스포츠컵 대회는 15살 이하 유소년 축구대회로, 한국·북한·중국 각 2개팀, 태국·우크라이나 각 1개팀 등 5개국 8개팀과 비공식 남북 여자축구팀 2팀 등 모두 10개팀이 참가할 예정이었다. 강원도에서는 중고생으로 구성된 2개 축구팀과 강원도 관계자 등이 참가하기로 했다. 강원도교육청도 학생 기자단과 응원단, 인솔자 등 90여명이 출국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대회는 남북체육교류협회, 강원도, 경기도 연천군, 북한이 2014년 제1회 경기도 연천대회를 시작으로 2015년 제2회 평양대회, 2017년 제3회 중국 쿤밍대회, 2018년 제4회 평양대회를 잇달아 여는 등 남북 관계 경색 국면 속에서도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3회 대회에선 최문순 강원지사가 북한 문웅 425체육단장을 만나 평창올림픽 참가를 요청하는 등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다리를 놓아준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그동안 남북 경색 국면 속에서도 남북 청소년 사이의 스포츠 교류가 이어져 왔는데, 올해는 대회 자체가 무산돼 아쉽다. 내년에는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