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인 25일 오후 7시46분께 강원 동해시 묵호진동의 한 펜션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나 일가족 7명 등 9명의 사상자가 났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설날인 25일 오후 7시46분께 강원 동해시 묵호진동의 한 펜션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나 일가족 7명 등 9명의 사상자가 났다.
이 사고로 50∼70대로 추정되는 일가족 7명이 전신 화상을 입어 강릉과 동해 등 2곳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4명이 숨졌으며, 3명도 중상을 입었다. 중상자 3명은 소방 헬기 등을 이용해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여성 3명·남성 1명 등 4명이다. 중상자는 여성 2명·남성 1명 등 3명으로 파악됐다. 또 1층 횟집 이용객 2명이 가스 폭발 화재로 연기를 마셨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사고가 난 건물은 1층 회센터, 2층 펜션 형태로 운영 중이다. 가스 폭발은 2층 객실에서 발생했다. 2층엔 객실이 8개 있다.
소방당국은 “중상자 7명 가운데 4명이 숨지고 중상자 3명도 전신 화상 정도가 심하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은 두 차례의 큰 폭발로 인한 파편 등으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한 주민은 “갑자기 ‘펑’하는 폭발음이 나서 놀라 밖으로 나와 보니 펜션 건물 2층에 불이 붙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스 폭발에 따른 화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사상자들은 서울과 경기, 동해 등지에 거주하는 일가족으로 설을 맞아 사고가 난 펜션에서 저녁 모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주민과 유전자 정밀 감식 등으로 펜션 투숙객의 정확한 인적사항과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지만 중상자들이 의식이 없거나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사고는 펜션에 투숙한 일가족 7명이 부탄가스로 게 요리를 하다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 등은 투숙객 7명이 사상하고 파편이 사방으로 튈 정도로 큰 폭발이 발생한 점으로 미뤄 주방 가스온수기 배관 가스 누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밀 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소방당국은 사고가 난 펜션이 건축물대장에는 펜션이 아닌 근린생활시설 및 다가구 주택으로 분류된 건물이라고 밝혔다. 동해소방서는 지난해 11월4일 화재안전특별조사를 벌여 2층 다가구주택 부분이 펜션 용도로 불법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세입자 동의 못 함’ 등의 이유로 건축주가 건물 내부 확인을 거부해 실내 점검을 하지 못했다. 이에 동해소방서는 허가권자인 동해시에 이 펜션의 위반사항을 통보했다.
소방당국 한 관계자는 “2018년 12월 10명의 사상자가 난 강릉 펜션 사고 이후 전국적으로 펜션 가스 시설의 안전점검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이번에 사고가 난 곳도 점검했는데 펜션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해 별도의 시정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가 난 펜션이 정식 등록 절차 없이 불법 영업을 하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업주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