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 이영기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춘천시청장으로 엄수됐다.춘천시 제공
“폭우가 내리던 날에도 용감하게 빗속을 뚫고 들어가 업무를 수행했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도 공직자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끝까지 이어가겠습니다.”
강원도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 이영기(32)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춘천시청장으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던 아들이고 남편이자 동료였던 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조사에서 “2020년 8월6일 오전 11시29분. 그 이전으로 돌릴 수는 없을까요. 그 억수 비에, 그 사나운 물살에, 그리도 애를 써야 했습니까. 공직자의 책무, 조금 놓을 수는 없었습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예쁘디예쁜 자녀가 자라면서 커서도 이 주무관을 훌륭하고 멋진 아빠로 기억하도록 끝까지 추모의 예를 다하겠다. 시청에 ‘영기 나무’를 심고, 그 옆으로 추모할 작은 벤치도 놓겠다”고 약속했다.
이 주무관의 동료인 장영진 주무관은 고별사를 통해 “책임감과 밝은 생각,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매사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던 영기 형이 이제 더는 저희 곁에 없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부디 하늘에서는 좋은 추억만 기억하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이어진 영상 편지에서도 동료들은 이 주무관의 죽음을 애도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영결식장에 이 주무관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가족들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흐느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가 떠나는 순간까지 자리를 지킨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영면을 기원했다. 춘천시는 이 주무관을 8급에서 7급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이 주무관은 춘천동산추모공원에 안장된다.
이 주무관은 지난 6일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나갔다가 선박 전복사고로 실종됐다가 이틀 뒤 북한강 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50여일 전 아내의 출산으로 특별휴가를 받아 전날부터 열흘간 휴가 중이었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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