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 원주시 제공
강원도 원주에서 하루 동안 1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무차별 확진 양상을 보이지만 감염경로가 드러나지 않은 ‘깜깜이 감염’까지 속출하면서 원주에서만 확진자가 100명이 나왔다.
원주시보건당국은 무실동에 사는 40대 남성 ㄱ씨가 2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ㄱ씨는 원주 60번째 확진자와 접촉했으며, 지난 22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가 추가 동선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에 이어 이날 오전 원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 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학성동과 단계동에 사는 10대 남성 3명과 30대 여성 1명 등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체조교실 이용자와 접촉한 원주 74번째 확진자의 접촉자이거나 그 가족이다.
오후에도 10대 2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명은 원주91번 확진자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또 다른 1명은 무실동 체조교실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만 7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원주지역 확진자는 100명, 도내 확진자는 180명으로 늘었다.
원주에선 지난 25일 하루에만 1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이후 무려 67명이 확진되는 등 강원도내 시·군 가운데 가장 많다. 도내 누적 확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원주발 코로나19 확진자인 셈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는 체조교실발 감염 등의 최초 감염경로가 대부분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25일 동시다발적으로 확진된 감염자들도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제각각의 장소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들의 감염경로 파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확진자가 갑자기 폭증하면서 병상 부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도내 코로나19 음압격리병상은 71병상에 이르지만 병상 부족으로 10명이나 입원 대기 중이다. 강원도보건당국은 음압병상 가동률이 100%를 넘자 감염병 전담병상을 120병상까지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또 확진자가 집중되는 원주에 80실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하기로 하고 역학조사관의 환자 분류가 끝나는 오는 27일부터 무증상자와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원주지역 학교의 등교도 내달 11일까지 전면 중단된다. 당초 오는 28일까지 등교 중단과 온라인수업 대체라는 조처가 내려졌지만 원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기간을 연장했다. 또 원주시 내 모든 학원과 교습소(개인 과외 포함)는 휴원 또는 온라인수업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원주에선 병설유치원과 중학교, 고등학교 등 학교 3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편 강원도 춘천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 25일 강원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후 호흡기병동에 입원한 ㄴ씨(가평군 거주)가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아 음압병동으로 이동했다. ㄴ씨는 병원 방문 당시 폐렴 증세를 보였으며, ㄴ시와 접촉한 의료진 10여명은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호흡기병동은 일반 병동과는 분리돼있어 별도의 병동 폐쇄 조처는 하지 않았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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