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 개최 여부를 놓고 화천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화천군은 28일 오후 군청 소회의실에서 나라축제이사장인 최문순 화천군수와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나라축제조직위원회 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직위는 사전예약제와 낚시터 사람 사이의 간격을 기존 2m에서 4m로 늘리는 등 강화된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방법으로 축제를 열겠다고 보고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탓에 각종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 화천군이 축제 강행 의지를 갖는 것은 그만큼 산천어축제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인구 2만4000여명에 불과한 산촌을 먹여 살리는 일등공신이다. 산천어축제에는 해마다 주민 수의 41배가 넘는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직접적인 경제유발 효과만 1300억원에 이른다. 지난 축제 때 겨울비와 따뜻한 날씨 등의 영향으로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흥행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 축제까지 취소되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화천군은 아직 축제를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등 상황이 나빠지면 축제 강행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평창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주민 안전을 위해 ‘제14회 평창송어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홍천문화재단도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20201 홍천강 꽁꽁축제’의 얼음 위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화천군은 미리 확보해 놓은 대량의 산천어 처리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축제를 예정대로 열더라도 코로나19 탓에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당초 화천군은 축제에 사용할 산천어 190t을 전국 20개 양식업체와 계약했다.
화천군 관계자는 “산천어축제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개최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가 없다. 코로나19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10월께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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