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강원지부가 24일 오후 강원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원도 공립유치원 직장 안 괴롭힘 및 비민주적 운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교조 강원지부 제공
강원도내 공립유치원 교사 94.3%가 직장 안 괴롭힘 또는 비민주적 운영을 직접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24일 오후 강원도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원도 공립유치원 직장 안 괴롭힘 및 비민주적 운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교조 강원지부 유치원위원회가 도내 공립유치원 실태를 보다 자세하게 파악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도내 유치원 교사 53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88명(16.32%)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 안 괴롭힘과 비민주적 운영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이 94.3%에 이르렀다. 구체적인 내용은 원장·원감이 권한을 남용해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하거나 욕설과 반말 등 모욕적 언행, 외모나 신체 비하 등 비인격적 대우 등이다.
특히 ‘얼마나 심각하냐’는 질문에는 교사의 58.0%가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으며, 권위주의적 조직문화(70.5%), 처벌 부족(53.4%)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또 ‘대응하는데 어려움’으로는 ‘보복이나 불이익 등 2차 피해 우려’가 87.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교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으로 징계와 처벌 강화(84.1%), 국가 차원의 법과 제도 재정비(22.7%) 등을 제시했다.
김윤덕 전교조 강원지부 유치원 위원장은 “그 어느 곳보다 배려와 존중, 인권이 보장되어야 할 유치원 현장에서 교사들은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관리자의 눈치를 보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은수 전교조 강원지부장은 “강원도교육청은 원장·원감 교육을 강화하고 피해자 보호·지원, 가해자 처벌 강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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