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가 2일 홍천 서석면체육공원에서 ‘송전탑 저지! 홍천군민 4차 궐기대회’를 연 뒤 홍천종합운동장까지 85㎞ 구간에서 차량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책위 제공
강원도 홍천군의 주민들이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차량 100여대로해 대규모 차량 시위를 벌였다.
홍천군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2일 홍천 서석면체육공원에서 ‘송전탑 저지! 홍천군민 4차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궐기대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트랙터와 화물차 등 100여대를 타고 서석면체육공원에서 홍천종합운동장까지 85㎞를 행진하며 송전탑 건립에 반대하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대책위는 출정선언문을 통해 “우리가 행진하는 이 길을 따라 한전이 송전탑 100여기를 세우겠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행진을 통해 한전이 지도 위에 제멋대로 그려놓은 노선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우리 손으로 백지화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고 한전은 단 한 개의 송전탑도 세울 수 없을 것이다. 겨울은 봄을 이길 수 없듯이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옥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과거처럼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인생과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파괴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12월7일부터 홍천군청 앞에서 천막 농성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허필홍 홍천군수와 공군오 홍천군의장도 지난해 12월9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을 무시하면서 추진한 사업에 대해 한전이 사과하고, 원점에서 (송전탑 건설을)다시 협의해야 한다”며 주민들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가 된 송전탑은 한전이 신한울 원전 1·2호기와 강릉·삼척 화력발전소 등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전의 사업 계획을 보면, 2025년까지 선로길이 220㎞에 송전탑 약 440기를 건설하는데 이 가운데 홍천에 100여기의 송전탑이 건설된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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