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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강원

119, 필요한 곳에 미리 가서 기다린다

등록 2021-03-29 11:57수정 2021-03-30 02:33

인공지능 기반 ‘찾아가는 119’
강원도소방본부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한 긴급 출동 시스템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도소방본부가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을 활용한 긴급 출동 시스템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다.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2019년 10월1일 오전 10시41분 강원도 양양소방서에 긴급 구조 요청이 들어왔다. ㄱ(67)씨가 뒤통수에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다는 다급한 전화였다. 의식도 없었다. 보통 신고를 받고 양양119안전센터에서 ㄱ씨의 집까지 출동하는 데 4분5초 정도 걸리지만 근처에 있던 구급차는 신고 2분 만인 오전 10시43분에 도착했다. ㄱ씨는 현장에 빠르게 도착한 구급대원 덕분에 응급조처를 받고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2020년 2월14일 오전 10시38분 강원도 동해소방서에 119신고가 접수됐다. 새벽부터 가슴 통증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 ㄴ(64)씨가 심근경색 같다는 전화였다. 천곡119안전센터에서 출동하면 평균 5분30초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현장 순찰을 하던 구급대는 신고 2분 만인 오전 10시40분 ㄴ씨의 집을 찾아 응급조처를 할 수 있었다.

강원도가 긴급 출동이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구급차를 배치하는 ‘찾아가는 119서비스’를 전국 처음으로 추진한다.

‘인공지능 구급수요 예측 플랫폼사업’이란 이름의 이 사업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긴급 구조 요청이 많은 장소와 시간대에 미리 119구급대를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방서에서 대기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것과 견주면 출동거리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찾아가는 119서비스’의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강원도소방본부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차량 6대와 12대를 수요가 많은 곳에 미리 배치해 시범운영을 했다. 그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검증에서 평균 출동거리는 1.7㎞, 평균 출동시간은 4분 단축됐다. 일분일초가 급한 응급환자를 생각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이 사업은 응급 상황에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응급환자 소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원도가 이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열악한 지역 특성 탓이다. 강원도는 급성 심정지 환자 발생률 전국 2위, 치료 가능한 환자 사망률 전국 3위 등 응급의료 취약지로 꼽히지만, 소방관 1명당 담당 면적은 5.8㎢로 전국에서 가장 넓다. 신고를 받은 뒤 심정지 환자에게 도착하는 평균 시간 역시 10분31초로, 골든타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내년부터 이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119구급대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면 생존율은 25% 이상이고, 4분 이내면 50%, 3분 이내면 75% 등으로 올라간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 서비스가 자리잡으면 강원도에서만 5년 동안 심정지 환자 621명을 살리고 연간 2200억원의 의료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김충식 강원도소방본부장은 “인공지능 예측 플랫폼은 응급 상황 시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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