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17명이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해체공사 감리자가 22일 광주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정을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9명 목숨을 앗아간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지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청탁을 받고 철거공사 감리자를 마음대로 내정한 공무원을 입건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직 공무원이 입건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22일 “광주 동구청 건축과 7급 공무원 ㄱ씨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21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ㄱ씨는 지난해 12월30일 전직 공무원 ㄴ씨의 청탁을 받고 차아무개 건축사를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해체공사 감리자로 내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제정된 건축물관리법에서는 연면적 500㎡ 이상, 3개 층 이상 건축물을 해체할 때는 자치단체가 감리자를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구청은 광주광역시가 보유한 명단에서 무작위로 감리자를 선정해야 하지만, ㄱ씨는 임의로 차씨를 내정해 감리자로 선정했다.
경찰은 청탁자인 ㄴ씨도 함께 수사해 ㄴ씨가 ㄱ씨에게 금품을 건넸는지, 감리자 선정 과정 다른 상급 공무원의 개입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감리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건축물관리법 위반)로 16일 차씨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차씨는 부실한 해체계획서가 적합하다고 판정하고, 현장 점검과 감리일지 작성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철거공사에 참여한 업체 일부 임원들이 겹치는 사실을 확인하고 짬짜미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학동4구역 철거공사는 △일반 건축물 △석면 △지장물 등 세분야로 나눠 진행됐는데, 특정 인물이 여러 공사업체에 임원으로 등기돼 있었다. 확인된 업체는 일반 건축물 철거를 맡은 한솔기업과 석면철거를 맡은 지형이앤씨, 석면철거를 맡은 다원이앤씨와 지장물 철거를 맡은 대건건설 등이다.
수사본부는 연루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으로 도피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 수사도 진행 중이다. 한 관계자는 “공사단가 부풀리기와 불법청탁 등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문흥식 전 회장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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