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국제공항 조기건설 추진연합’은 지난달 21일 결성 이후 전북도청 앞에 새만금공항의 건립을 요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박임근 기자
전북에는 제대로 된 공항이 없어 국제공항 건립이 오래된 꿈이었다. 이런 희망을 바탕으로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추진 중이나 편리성을 내세우며 찬성하는 쪽과 환경보전을 명분으로 반대하는 쪽이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전북도는 새만금이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와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서는 이 곳에 국제공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군산공항은 미공군 활주로를 이용하고 있어 잦은 결항·연착과 운행편수 제한 등으로 이용객의 불편이 심하다. 연간 6억원가량의 이착륙료도 지급해야 한다.
도의 자료를 보면, 군산공항은 지난 1월1일부터 2월19일까지 50일 중 9일을 결항했다. 이로 인해 계획된 186편 중에서 152편만 운항해 결항률이 18.3%를 기록했다. 미공군의 전용공항으로 민간기는 하루 왕복 5편으로 제한된 군산공항은 2009년부터 국제선 취항을 요청했으나 안보상의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도는 앞으로 투자기업의 분양신청이 늘고, 유치업종도 확대돼 공항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신공항 건설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국토부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공항은 전북경제 활력을 높이고 새만금 개발 촉진을 위한 것으로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포함돼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됐다.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 결과(2019년 11월) 총사업비는 7800억원으로 추산됐다.
새만금신공항 예정지는 군산공항에서 서쪽으로 1.3㎞ 떨어진 새만금 개발부지 안이다. 순수 민간공항으로 지어지며, 활주로는 1본(2.5㎞), 계류장(4대),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등이 갖춰진다. 지난해에는 2021년 기본·실시설계 용역비 120억원을 확보했고, 지난달 17일 군산에서 전략환경영형평가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지난달 21일에는 지역 경제인 등을 중심으로 ‘새만금국제공항 조기건설 추진연합’이 출범했다. 추진연합은 “새만금신공항은 대통령 공약사업이자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국책사업인 만큼 더는 논쟁하지 말고 조기 완공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꾸려진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새만금신공항이 무조건 전북발전을 가져온다는 주장은 과대망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공항은 이미 국토부 사전타당성 용역조사에서 비용대비 편익(B/C)이 0.479밖에 되지 않아 경제성이 낮다. 매년 수십억원 적자인 군산공항의 운항편수가 적은 것은 군공항이기 때문이 아니라, 수요가 없어 항공사들이 취항을 기피하는 탓”이라고 강조했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은 지난 3일 사라질 위기에 놓인 새만금 수라갯벌을 시민들과 함께 직접 걷는 행사를 열었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제공
이들은 “새만금신공항은 경제성과 환경성이 충돌하는 문제도, 개발과 보존 논리가 갈등하는 문제도 아니다. 신공항사업은 전북발전은커녕 심각한 환경파괴와 천문학적 경제 손실만 초래할 골칫덩어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새만금의 마지막 원형 갯벌인 수라갯벌 주변의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도요새, 흰발농게, 금개구리 등의 보호를 위해서는 명분없는 적자공항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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