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운영하는 길고양이 급식소.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 주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길고양이 급식소를 확대한다고 16일 밝혔다.
길고양이는 영역 다툼과 울음 등으로 소음을 유발하고, 먹이를 찾기 위해 쓰레기봉투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어 생활에 불편을 일으키고 있는 사례가 잦다. 또 차량에 치여 죽는 개체 수도 증가하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 주민 사이의 갈등도 늘고 있는 형편이다.
캣맘들은 ‘야생동물의 습성’이라며 이를 옹호하지만, 피해를 본 주민들은 도심을 누비는 길고양이를 곱게 보지 않는 편이다. 최근에는 길고양이를 학대하거나 독극물을 탄 먹이를 놓아두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캣맘과 주민 간 갈등이 사회문제로 부각하는 상황이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연말까지 주민 민원이 잦은 지역에 길고양이 급식소 20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2019년부터 한옥마을 주차장 등 20곳에 급식소를 운영 중이고, 사업을 마무리하면 전주지역 길고양이 급식소는 모두 40곳으로 늘어난다.
지역 캣맘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위생적인 먹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길고양이 보호단체 회원들은 급식소에 모이는 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수술을 실시해 개체 수를 조절해 주민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지난달 말까지 길고양이 811마리에 대해 중성화수술을 했다.
황권주 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길고양이도 소중한 생명으로 돌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사는 도시 생태계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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