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조합원들이 18일 광주시 동구 전남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1년 7개월간 코로나19 방역현장에서 활동한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의료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18일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노조)는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병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 정부는 공공의료와 의료인력을 확충하지 않으면 다음 달 2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서울, 대전 등 전국에서 동시에 열렸다. 전날 광주·전남을 포함한 134개 의료기관 122개 노조지부는 중앙노동위원회와 각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광주·전남의 보건의료 노조원은 목포의료원, 순천의료원, 강진의료원,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광주기독병원, 천주의성요한병의원,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 광주시립요양병원, 호남권역재활병원 등 12개 지부 5600여명에 이른다.
노조는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버티지 못한 동료들이 떠나가고 있다. 인력 부족과 업무량 급증 등 문제는 갈수록 심해지지만 정부는 현실적인 대책 없이 희생과 헌신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감염병전문병원의 조속한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과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기관 설치,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5대 불법의료(대리처방, 동의서, 처치·시술, 수술, 조제) 근절,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을 요구했다.
노조는 15일간의 쟁의 조정 기간 내에 타결되지 않으면 18일∼25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거쳐 다음 달 2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혜경 광주전남지역본부 본부장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무더위 속에서 코로나와 싸우다 실신하고 코피를 흘리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미흡하다.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절박한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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