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 속에서 광주시민들을 치료하는 등 인술을 펼쳤던 노성만 전 전남대학교 총장이 18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3.
1939년 광주에서 태어난 노 전 총장은 광주일고, 전남대 의대를 거쳐 의과대학(정형의과학 전공) 교수에 임용된 뒤 전남대병원장과 전남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대통령자문 새교육공동체 대학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고, 한국화이자 의학상(1974), 제1회 광주광역시 시민대상 학술상(1987), 대통령 청조근정훈장(2004), 용봉인영예대상(2008) 등을 수상했다. 1972년에는 월남전 참전해 인현무공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전남대병원장 시절(1993~1996) 병원 담벼락을 허물어 지역민들과 소통했고 화순전남대병원 설립을 이끌었다. 대학 퇴임 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남회장, 광주와이엠시에이(YMCA) 재단 이사장 등을 맡아 사회활동에 힘써왔다.
노성만 전 전남대 총장이 전남대 5·18기념관에 기증한 5·18 당시 총알이 뚫고 지나간 가운.<한겨레>자료사진
5·18 때는 계엄군이 병원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상황 속에서 수많은 총상 환자를 치료했다. 전남대 5·18기념관에는 계엄군의 총알이 뚫고 지나간 노 전 총장의 흰색 가운이 전시돼 있다
유족은 부인 한조자씨와 아들 노영학 교수(이대 목동병원), 딸 혜경·혜원·혜은씨와 사위 이정길 교수(전남대병원), 이장교 원장(연세 이장교내과), 정순주 원장(여천 전남병원)이 있다. 영결식은 20일 오전 9시 전남대 화순캠퍼스에서 전남대학교장(장의위원장 정성택 총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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