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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빠 위해 간 기증한 20대 딸…부녀 모두 건강 회복

등록 2021-08-30 11:37수정 2021-08-30 11:41

전남대병원, 첫 복강경 이식 성공
학마을봉사회 등 수술비 전액 지원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한 딸이 이식수술 후 아버지를 찾아가 돌보고 있다.전남대병원 제공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한 딸이 이식수술 후 아버지를 찾아가 돌보고 있다.전남대병원 제공

장애를 가진 몸으로 평생 가족을 돌보다 말기 간경화를 얻은 60대 아버지를 위해 20대 딸이 간 이식을 결심했다. 병원은 의료비 지원과 함께 흉터를 최대한 줄이는 복강경 간 절제 수술을 성공시키며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전남대학교병원 이식혈관외과 최수진나 교수팀은 “지난 11일 광주·전남에서 처음으로 복강경 간 절제술을 시도해 부녀간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네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지체장애인 ㄱ씨는 2013년 간경화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호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의식저하로 수차례 응급실에 실려 가는 등 갈수록 몸 상태는 나빠졌다. ㄱ씨의 딸 ㄴ씨는 아버지가 합병증에 시달리는 등 병세가 더욱 악화하자 간 이식을 결심했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수술을 망설였다.

ㄱ씨 부녀의 사연을 접한 한국심장재단과 전남대병원 봉사단체인 학마을봉사회는 의료비를 전액 지원하며 수술을 돕기로 했다. 전남대병원은 기증자가 젊은 여성임을 고려해 수술 흉터가 작게 남는 복강경 간 절제술을 시도했다. 현미경 등을 이용해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는 복강경 방식은 개복 수술보다 과정이 복잡하고 위험하지만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은 최수진나 교수와 김효신 교수의 집도로 10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정홍성 교수, 유영섭 전임의, 정서원·김성은 전공의가 참여해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현재 ㄱ씨는 병실에서 순조롭게 회복 중이고, ㄴ씨는 수술 합병증 없이 건강을 찾아 24일 퇴원했다.

수술 후 ㄱ씨는 “가족과 딸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정말 미안하다. 빨리 건강을 회복해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ㄴ씨는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라 생각해 고민하지 않았다. 평생 가족을 돌보며 고생하신 아버지에게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는 마음뿐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수진나 교수는 “수술은 큰 어려움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부녀 모두 의료진의 뜻에 잘 따라줘 건강을 되찾고 있다. 이번 수술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의료진으로서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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