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청소년동아리가 20일 ‘지구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주제로 열 예정인 ‘광산청소년기후행동축제’ 포스터. 광산구청소년수련관 제공
기성세대의 기후위기 대응 움직임에 실망한 광주 청소년들이 기후행동축제를 열어 지구를 지키기 위한 방안을 알리고 실천한다.
광산구청소년수련관은 20일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수련관 일대에서 ‘지구에서 사과하는 시간’을 주제로 광산청소년기후행동축제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축제엔 광주 광산구에서 활동하는 21개 청소년동아리가 참여한다. 광산구 청소년들은 축제기획단을 꾸려 지난 3개월 동안 기획부터 세부 내용 등 모든 구성을 꾸몄다.
‘7일간의 지구 지키기 실천기록’은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최소 7일 이상 지구를 지키기 위한 행동들을 기록해 청소년끼리 평가하는 행사다. 대중교통을 타거나 물병(텀블러) 사용 모습 등을 사진으로 찍고 소감을 적어 제출하면 다른 청소년들이 심사해 시상한다. 자이언트판다상(대상), 뱅갈호랑이상(금상), 북극곰상(은상) 등 상 이름은 멸종 위기 동물에서 따왔다. 기후와 환경을 주제로 삼행시와 한 줄 쓰기 공모전도 진행한다.
정크놀이터, 종이팩 분리수거체험, 박스 미로 탈출, 그릇 나눔, 비건(동물성 식품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부스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마련했다. 자전거 발전기, 전자우편 휴지통 비우기, 재사용 손난로 만들기 등 체험활동을 하면 병뚜껑으로 만든 ‘탄소제로 화폐’가 지급된다. ‘탄소제로 화폐’는 행사장에서 먹거리나 친환경 용품과 바꿀 수 있다.
청소년들은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행사장 중앙자리에서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다른 지역 청소년들과 축제를 공유한다.
행사는 청소년들이 광산구 첨단지구 일대를 돌며 기후위기를 알리는 행진을 끝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축제기획단장을 맡은 송정민(18·성덕고3)양은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결과 등을 보면 기후위기를 대하는 각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 답답함을 느낀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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