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기 위해 가금농장 주변에서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전남도청 제공
올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상황이 심상치 않다. 여느 해보다 20여일 일찍 발생한 데다 폐사율이 높은 H5N1형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전남도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겨울 들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8건이 발생해 닭·오리·메추리 등 가금류 100만4205마리를 예방적으로 매몰 처분했다.
충북 음성에서는 지난 8일 메추리농장에서 처음으로 확진된 뒤 9일과 14일 육용오리농장에 이어 19일 육용닭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전국 오리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남의 경우 지난 11일과 17일 나주의 육용오리농장, 16일 강진의 종오리농장, 23일 담양의 육용오리농장에서 연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농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 검출된 바이러스 유형은 8건 모두 병원성이 강해 쉽게 전파되는 H5N1형이었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 폐사까지 H5N1형은 2~3일, 지난해 번졌던 H5N8형은 4~5일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달걀 가격이 오르는 등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매몰 처분의 범위를 애초 발생농장 반경 3㎞에서 올해부터 500m로 축소한 바 있다.
정인제 전남도 동물방역팀장은 “12월~1월이 유행의 최성기인데 (올해는) 평년보다 20일 일찍 발생했고 도래한 철새 개체 수도 2배나 많다”며 “전남 600 농가의 축사 바깥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있다는 전제 아래 방역망을 이중삼중으로 치고 있다”고 전했다.
H5N1형 유행한 시기 매몰된 가금류 규모와 피해액은 첫 전파된 2003년 528만마리 874억원이었고 이후 △2006년 280만마리 339억원 △2008년 1020만마리 1817억원 △2010년 647만마리 807억원을 기록했다. 그 이후에는 H5N8형과 H5N6형이 교차로 번지며 △2014년 2477만마리 3364억원 △2016년 3807만마리 3621억원 △2017년 653만마리 827억원 △2020년 2993만마리 1846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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