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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정권 투옥·해직 고초 ‘녹두장군’의 소설가 송기숙씨 별세

등록 2021-12-06 11:39수정 2021-12-06 15:43

전남대 재직중 78년 교육지표, 80년 5·18항쟁 관련 해직
민족주의 리얼리즘 역사소설 등 작품 20여편 남겨
소설가 송기숙 선생. <한겨레> 자료 사진
소설가 송기숙 선생. <한겨레> 자료 사진

소설 <암태도> <녹두장군>의 작가 송기숙 전 아시아문화중시도시 조성위원장이 별세했다. 향년 86.

송 전 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소설가 송씨는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장흥중·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국문과와 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이어 1965년 현대문학에 ‘이상서설’로 등단한 뒤 쟁쟁한 역사소설을 써내며 민족주의 리얼리즘의 본령을 지켜온 문인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는 12권 짜리 장편 <녹두장군>(94년)을 비롯해 <암태도> <재수 없는 금의환향> <파랑새> <개는 왜 짓는가> <오월의 미소> <마을, 그 아름다운 공화국> <자랏골의 비가> 등 소설 20여편을 남겼다. 그는 평생의 정진으로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금호예술상, 요산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송씨는 30여년 동안 목포교육대학과 전남대 국문과에서 후학들을 가르쳤고, 78년 교육지표 사건과 80년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두 차례 해직되는 고초를 겪었다. 그는 78년 전남대 교수 10명과 함께 성명서 ‘우리의 교육지표’를 발표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연행돼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혐의로 신군부에 붙잡혀 투옥되고 전남대에서 쫓겨나 낭인생활을 해야 하는 등 아픔을 겪었다.

송씨는 군사정권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을 지내고 한국현대사 사료연구소장, 전남대 5·18연구소 소장, 광주전남 정치개혁시도민연대 상임대표 등으로 꿋꿋하게 사회참여를 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2006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는 6~7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1가 광주와이엠시에이 무진관에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 고 송기숙 교수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전남대 민주동우회 운영위원장 박대수씨는 “분단시대의 극복과 교육 민주화, 5·18항쟁 진상규명을 위해 평생 동안 온몸을 던져 실천하시다 영면하신 송기숙 선생을 추모하고 싶어하는 시민이 많아 공공장소에 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부인 김영애씨와 4녀1남인 유족들은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고 조문은 받지 않기로 했다. 발인은 7일. 문의는 010-3911-4051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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