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푸들 입양해 13마리 죽인 이유가…“아내와 푸들 키우다 불화 생겨”

등록 2022-02-07 14:17수정 2022-02-07 14:29

21마리 중 13마리 살해 혐의…아파트 화단에 매장
경찰 “가정 불화로 인한 증오심 때문으로 추정”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푸들 10여마리를 잔인하게 학대하고 죽인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40대 피의자의 범행 동기를 “집에서 키우던 푸들 때문에 빚어진 가정불화”로 판단했다.

전북경찰청은 7일 “ㄱ(41)씨는 아내와 함께 키우던 푸들 때문에 생긴 갈등이 입양한 푸들에 대한 학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마무리하고 ㄱ씨를 최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푸들 21마리를 입양해 13마리를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ㄱ씨를 조사해왔다. ㄱ씨는 푸들에 강제로 물을 먹여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둔기로 때리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죽인 뒤 아파트 화단에 매장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ㄱ씨는 입양한 21마리 푸들 중에서 2마리는 선호하는 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파양했으며, 1마리는 입양 과정에서 견주 집으로 되돌려보냈다. 경찰은 수색견 등을 동원해 피의자 주거지와 아파트 화단 등에서 푸들 사체들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양해서 관리하던 18마리를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지만, 5마리는 견주를 모르는 등 구체적인 범행 증거를 찾기가 어려워 혐의에서 제외했다. 피의자가 가정불화로 인한 푸들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범행했다고 혐의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푸들 19마리 입양 관련 내용.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푸들 19마리 입양 관련 내용.

앞서 지난해 12월2일 군산경찰서는 ㄱ씨를 긴급체포해 수사를 벌였다. 동물보호단체인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가 ㄱ씨의 동물학대 의혹을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확보한 개 사체 2구에 대한 검안보고서에는 두개골·하악골 골절과 화상이 관찰됐다는 소견이 나온다. 경찰은 2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공기업 직원인 ㄱ씨가 ‘도주 우려가 없다’ 등의 이유로 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ㄱ씨는 최근 파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서 강아지를 분양받은 ㄱ씨는 한 견주가 “강아지 잘 있느냐”고 물어보면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는 식으로 둘러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29일 이 견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푸들만 입양해가고는 계속 잃어버렸다고 해요! 벌써 3마리째!”라며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3177명이 참여한 채 지난해 12월29일 마감됐다.

그 뒤 지난해 12월7일 다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잔혹 학대 후 죽이고 불법매립한 범죄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신상공개 동의해주세요”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올해 1월6일 마감됐고, 참여 인원이 21만327명으로 답변을 내놓아야 인원인 20만명을 넘어섰다.

7일 전북경찰청 브리핑룸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설명이 있었다. 박임근 기자
7일 전북경찰청 브리핑룸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설명이 있었다. 박임근 기자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신상공개는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 범죄를 대상으로 해 이번 사건은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법원 판결을 위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계속 협의해나가겠다”고 답했다. 김 차관은 정부가 지난해 9월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이어 지난해 10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했다고 소개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한겨레 호남 기사 더보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