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적 영웅의 탄생을 그린 한글 고전소설 <조웅전>을 새로 재현한 복각 목판과 서책. 완판본문화관 제공
“한글소설의 열풍을 불게 한 완판본 속 영웅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완판본문화관은 고전소설 완판본 속에 나오는 영웅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완판본 속 다양한 이야기를 해마다 소개하는 완판본문화관은 12일부터 6월26일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조선 시대 전주의 서포(책방)에서 판매됐던 방각본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장르는 소설이었다. 방각본은 민간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간행했던 책을 말한다. 고전소설은 손으로 직접 베껴 쓴 필사본을 시작으로 목판에 새겨 인쇄한 방각본을 거쳤다.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의 모습. 완판본문화관 제공
고전소설 중에서 독자들은 영웅소설에 가장 열광했다. 영웅소설은 고귀한 혈통과 비범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승리자가 된다는 ‘영웅의 일대기’를 구조의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웅소설은 승리와 패배로 엮어진 사건에서 기복이 심하게 전개돼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유발했고, 독서 몰입의 쾌감을 선사했다.
완판본문화관은 열녀춘향수절가를 비롯한 판소리계 소설과 영웅소설 등 모두 13책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한 영웅소설은 하늘이 내린 영웅의 일대기를 펼친 <유충렬전>, 평범함을 넘어 비범한 민중적 영웅의 탄생을 그린 <조웅전>, 나라를 구한 영웅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대성전>, 신출귀몰하며 활빈당을 조직해 활동한 영웅을 다룬 <홍길동전> 등이다.
12일부터 열린 완판본문화관 기획전시 홍보물.
이번 전시에서는 완판본문화관 소장 영웅소설의 목판본 서책과 복각(새로 재현함) 목판, 다양한 이본(異本)으로 유통됐던 필사본, 군담소설(전쟁 관련 내용) 등이 함께 선보인다. 안준영 완판본문화관장은 “완판본 속 영웅소설을 중심으로 소설 속 다양한 인물 군상을 엿볼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 당대 영웅 출현을 갈망하며 소설에 열광했던 서민 독자들과 전주 서포의 활성화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전시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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