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만기념사업회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전북 전주 해성고 강당에서 통일열사 조성만 34주기 오월제를 연다.
이번 오월제는 조 열사가 세상을 떠난 지 33년만인 지난해 11월 설립된 조성만기념사업회에서 첫 번째 사업으로 진행하는 행사다. 조 열사의 모교인 해성중고동창회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모교 재학생들의 참여를 열어둔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기념사업회는 밝혔다.
추도식과 함께 이시우 작가의 평화 사진전도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비무장지대와 한강하구, 미군기지, 제주4·3 등이 내용을 담은 사진이 소개된다. 공연에서는 조 열사를 추모하며 만든 ‘그대 진달래 되누나’(이창학 곡)와 ‘조성만’(정윤경 곡)을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 출신 구자우씨가 부른다. 또 해성고 동문 고양곤씨가 조 열사가 쓴 시 ‘부활하는 한반도’를 판소리로 노래한다.
조 열사 모교인 전주해성고에 세워진 추모비. 한겨레 자료사진
초청강연으로는 ‘불편한 평화비전: 조성만을 기억하며’라는 제목으로 이대훈(성공회대) 평화 활동가가 조 열사의 평화관과 정의관을 이야기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평화세우기 역할과 과제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대훈 활동가는 조 열사가 활동했던 가톨릭민속연구회(명동성당 청년연합회 소속)와 서울대학교 선배다. ‘한반도 평화, 해법 찾기’를 주제로 토론회도 이어진다.
기념사업회 이사 김선광 원광대 교수는 “평화를 사랑한 조 열사 정신을 되새기기 위한 토론회에서는 평화를 위해 나와 우리가 이 시대에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열사는 지난해 6월 국민훈장 모란장에 추서됐다. 오른쪽부터 조 열사 어머니 김복성씨, 아버지 조찬배씨, 송하진 전북지사. 전북도 제공
1964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조 열사는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1988년 5월15일 서울 명동성당 옥상에서 “군사정권 반대, 양심수 석방” 등을 외치며 할복한 뒤 투신해 숨졌다. 그의 항거는 현실을 외면하던 보수종교계에 경종을 울리고 민주화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모교인 전주 해성고에는 추모비가 건립됐고, 2001년 8월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10일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에 추서됐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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