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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처벌 앞장선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 별세

등록 2022-05-29 15:17수정 2022-05-30 18:19

29일 오전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져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5·18기념재단 제공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5·18기념재단 제공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게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고 풀려난 뒤 1990년대 전두환 법적 처벌을 이끌었던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이 29일 오전 10시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

1943년 광주에서 태어난 정 이사장은 광주살레시오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1960년 4·19혁명 시위대열에 합류했고 국가폭력을 목격했다. 1962년 전남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한 그는 64년 6월3일 한일 굴욕외교 반대 시위, 이듬해 총학생회장 신분으로 한일 회담 비준 반대 투쟁을 이끌다 졸업을 6개월 앞두고 제적과 수감, 징집 등 고초를 겪었다.

이후 화학공장, 기술학원 강사로 일하며 두 아이를 둔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다 1980년 ‘서울의 봄’이 찾아오자 37살 늦은 나이에 복학했다. 신군부는 같은 해 5·17비상계엄 확대조치로 정 이사장을 예비 검속됐다. 신군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 방명록에 적힌 정 이사장의 이름을 근거로 정 이사장이 김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광주에서 내란을 일으키려 했다는 누명을 씌웠다.

1심과 2·3심까지 사형선고를 받은 정 이사장은 1982년 12월 성탄절 특사로 풀려나며 5·18 관련 구속자 중 가장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했다.

1980년 8월 내란 혐의로 군사 법정에 선 고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파란 원).5·18기념재단 제공
1980년 8월 내란 혐의로 군사 법정에 선 고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파란 원).5·18기념재단 제공
정 시장은 1980년대 5·18 피해자와 유족 등과 힘을 합쳐 국가안전기획부의 5·18 구묘역 해체 공작에 맞섰고 5·18추모제를 열었다. 1986년 5월에는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의 인천시위에 참여했다가 집시법 위반 등으로 세 번째 옥고를 치렀다.

1987년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공동의장 등을 맡아 시민운동 중심에 섰던 그는 1988년 조선대 교지 편집장 이철규의 의문사 규명 투쟁을 하다 이듬해 체포돼 네 번째 수감생활을 했다.

1988년 말 국회 광주청문회에서는 신군부의 고문 수사를 폭로했고 1994년 5월에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전두환씨 등 신군부 35명을 내란 및 내란목적 살인혐의로 고소하며 법적 처벌을 이끌었다.

5·18정신을 실현하자는 생각에 1999년 9월 국민회의(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광주 남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2년 5월에는 무소속으로 광주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2005년 안산도시개발㈜ 사장, 2009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초빙교수, 5·18민중항쟁 30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는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5·18민중항쟁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5·18 40주년을 앞두고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차별이 없다는 의미인 광주 무등산 이름처럼 광주가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따돌리지 않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유족은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과 재헌, 재철씨 등이 있다. 장례는 5·18민주국민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광주 동구 학동 금호장례식장에 차려진다. 발인은 31일 오전 9시, 장지는 국립5·18민주묘지다. (062)227-4000.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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