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필용 작가의 `땅의 역사'. 광주문화재단 제공
‘5월 광주’를 표현한 광주의 민중미술 작품들이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꼽히는 미국 뉴욕의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광주문화재단은 6일부터 10월20일까지 뉴욕 ‘애냐 앤 앤드류 쉬바 갤러리’에서 ‘민주주의 상징 문화콘텐츠 제작 사업’의 하나로 ‘피와 눈물:광주민주항쟁의 초상’이라는 주제의 특별전을 연다. 전시제목 ‘피와 눈물’은 “1980년 5월 당시 희생과 고난, 생명에 대한 의지를 향한 긍정적 메시지”를 품고 있다.
이 전시회엔 신경호·홍성담·송필용·김경주·이상호·조진호·정영창·하성흡 등 작가와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의 작품 20점이 초대됐다. 작가들은 80년 5월의 고통과 아픔, 희망을 수묵화, 목판화, 회화, 미디어, 행위예술 등을 통해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허달용 작가의 `거름내기-살아오는 오월'. 광주문화재단 제공
신경호 작가의 ‘당신의 창’은 살아남은 자의 아픔을 고통스럽게 표현한 작품이다. 홍성담 작가는 오월항쟁 과정을 50점의 목판화로 새긴 ‘오월민중항쟁 홍성담 판화집 새벽’을 전시한다. 송필용 작가의 ‘땅의 역사-붉은 정화수’는 동학농민혁명부터 1980년 5월까지 100년에 걸친 저항의 역사를 그린 작품 중 오월의 아픔 속에서도 ‘새벽’이 오리라는 믿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신경호 작가의 `당신의 창'. 광주문화재단 제공
김경주 작가가 화염 속에서 방독면을 쓴 이의 모습을 담은 ‘들불Ⅰ’이라는 작품엔 신념을 꺾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준석 작가의 ‘화엄광주1’은 “오월의 투쟁과 대동세상의 꿈을 푸른색으로 화폭에 담은 작품”이다.
이번 전시회엔 1980년대 당시의 사진, 영상비디오, 출판물 등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전시한다. 전시 개막식은 오는 14일 이하윤 작가의 퍼포먼스와 함께 진행한다. 전시 기간 중 갤러리 투어와 ‘광주미술과 인권’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리며, 폐막 행사에서는 주홍 작가의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박소빈 작가의 `스물하나의 자화상'. 광주문화재단 제공
이번 전시는 뉴욕의 존 제이 형사사법대학과 공동협업으로 진행됐으며, 이 대학 미술사 교수인 큐레이터 탈리아 브라초플로스와 광주 출신으로 뉴욕에 사는 독립큐레이터 현수정씨가 공동으로 준비했다.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담은 지역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뉴욕에서 전시하게 돼 뜻깊다. 앞으로 광주의 5월 정신을 담은 문화콘텐츠가 널리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