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로 멈춘 목포시내버스 “시가 다 가져가라” 기부채납 통보

지난해 11월7일 노조 파업으로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며 전남 목포시의 한 버스정류장에 있는 버스도착 알림 전광판이 꺼져 있다.김용희 기자 [e-mail]

전남 목포 시내버스 회사 처리 문제를 놓고 목포시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버스 업체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운행을 중단한 데 이어 보유 자산 모두를 시에 기부채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목포시는 12일 “태원여객·유진운수가 제시한 기부채납에 대해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전문가 자문을 구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태원여객·유진운수는 지난 10일 목포시에 공문을 보내 “모든 재산과 장비, 인력을 목포시에 기부채납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들은 입장문을 내어 “시내버스운송사업을 58년간 운영해왔으나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유가 인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구조조정, 노선 통·폐합, 사주의 사비로 연료비 부담 등 대대적인 쇄신을 위한 경영개선안을 목포시에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득이 법인의 재산을 목포시에 기부채납하기로 결정했다”며 “목포시는 이른 시일 안에 시설과 장비를 인수해 시민의 교통 불편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목포시는 수용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루고 있다. 목포시 대중교통과는 “버스회사는 자산 외에도 연료비 체납금까지도 시에 넘기겠다는 것인데 체납금은 공유재산법의 기부채납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시내버스 운행을 재개하면 공인회계사 등 재정전문가, 공무원이 포함된 재무관리팀을 파견해 경영 상황을 살피고 이에 따른 결과를 목포형 버스운영체계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에서 23개 노선을 운행하는 태원여객, 유진운수는 목포도시가스에 연료비 23억원을 체납하며 지난달 23일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목포시는 11개 노선 비상수송차량 58대를 투입했지만,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목포 시내버스가 운행을 중단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20년부터 임금체불에 따른 파업 등으로 세 차례 운행을 멈췄다. 목포시는 지난해 10월 파업 때 경영개선안 제출을 조건으로 임금 등 예산을 지원했다. 회사는 지난달 30일 경영개선안을 제출했으나 목포시는 내용이 부실하다며 반려했다. 회사는 목포시가 이달 10일까지 보완한 경영개선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기부채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