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을 맡았던 고 윤상원 열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 제공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을 맡아 신군부의 폭거를 전 세계에 알렸던 고 윤상원(1950~1980) 열사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신봄메)는 윤 열사의 어머니와 형제·자매 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윤 열사 어머니에게 3억2천만원, 형제·자매 6명에게 각각 2333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유족들은 윤 열사의 죽음으로 육체적·정신적 고통과 함께 사회생활,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에 의해 헌정 질서 파괴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윤 열사가 사망했고 유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피고(국가)는 소속 공무원들이 저지른 공권력을 남용한 직무상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구에서 3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윤 열사는 1978년 들불야학에 참여해 노동운동을 하던 중 1980년 5·18이 일어나자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계엄군 진압작전을 하루 앞둔 5월26일 외신기자들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오늘 패배한다고 해도 영원히 패배하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윤 열사는 다음날 새벽 옛 전남도청 2층 민원실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탄에 산화했다. 들불야학에서 활동하다 1978년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박기순 열사 유족과 윤 열사 유족은 1982년 두 사람의 영혼결혼식을 치렀고, 두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든 노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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