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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서 집단 발병한 암, 일부는 비료공장 영향”

등록 2019-06-20 14:48수정 2019-06-20 19:32

20일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결과 발표…“피부암·담낭 및 담도암 발생률 높아”
전북 익산 장점마을 조사지역 위치도. 환경부 제공
전북 익산 장점마을 조사지역 위치도. 환경부 제공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 문제와 관련해 인근 비료공장이 일부 암 발병에 영향을 줬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0일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건강영향조사에 관한 주민설명회를 열어,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마을 근처 비료공장 안과 장점마을 주택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가 검출됐다.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은 담뱃잎을 건조할 때 생기는 1군 발암물질이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 역시 1군 발암물질이다. 마을 안 5개 지점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나왔고, 니켈 농도 역시 장점마을 곳곳에서 비슷한 농도로 검출돼, 다른 지역보다 이 마을 주민들이 중금속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연구진은 판단했다.

장점마을 비극이 시작된 것은 2001년 마을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다. 이 때부터 지금까지 마을 전체 주민(99명)의 22%(22명)가 암에 걸렸고, 이 가운데 1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장점마을의 암 발생 정도를 전국 다른 지역과 견줘보니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등이 각각 21.14배, 16~25.4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사실을 종합해 비료공장 가동과 장점마을 주민의 암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마을 주민의 피부 질환자 수도 대조 지역보다 4배 이상 많았고,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주민도 30명(57.7%)으로 대조 지역(16명, 31.4%)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2009∼2015년(2011년 제외)에 해당 비료공장은 케이티앤지 신탄진 공장에서 반출된 2242t의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비료 원료로 썼다. 그 결과 해당 업체의 비료 원료에 포함된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의 농도가 다른 유기질 비료업체의 것보다 8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조사결과 장점마을 주민들이 대조 지역보다 인지기능 장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그 원인으로 니코틴이 의심된다. 이 부분에 대해 앞으로 의학적 검토와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며 “암 발병율이 높게 나온 것은 100명이 채 안 되는 적은 표본 수의 한계도 고려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지난 2월 해당 비료공장을 비료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해당 공장은 2017년 4월 환경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사실이 적발돼 폐쇄됐고, 익산시는 공장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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