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쇠우리에 짐짝처럼 갇혀있는 고양이들 광주동물보호협회위드
“강아지와 고양이가 비좁은 쇠우리에 갇힌 채 밥도 물도 없이 고통을 당하고 있어요.”
임용관 담양동물학대방지 시민연합 사무국장은 20일 “수차례 개선을 요청했으나 반응이 없어 행동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는 “장날 하루 100여 마리의 동물이 사고팔리는 담양 5일시장의 심각한 학대행위를 보다 못해 집회와 서명 등을 결의했다”고 했다.
광주캣맘협의회·광주동물보호협회위드 등 전국의 동물보호단체 24곳은 주말이자 장날인 오는 22일 담양 5일시장에 모여 불법적인 동물시장의 폐쇄를 요구하는 1차 집회를 연다. 이어 동물시장을 폐쇄할 때까지 다달이 한 차례 이상 집회와 서명을 이어갈 방침이다. 또 거리 홍보물과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담양 5일시장의 상습적인 동물학대를 세상에 알리기로 했다. 이런 활동에도 동물시장의 운영을 개선하지 않으면 군청 공무원과 경찰 공무원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해 달라고 진정할 방침이다.
동물단체가 특정동물 전문시장이 아닌 농어촌 5일시장을 겨냥해 폐쇄운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동물시장의 규모가 호남에서 가장 크고, 제보와 민원이 잦은 데다 자치단체의 반응마저 미지근한 곳이어서 담양을 선택했다. 임 사무국장은 “생업으로 삼는 이들의 반응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기르거나 이송할 때 적절한 공간, 마실 물과 먹을 것을 제공하고 추위와 더위를 막아주어야 한다. 비좁은 쇠우리에 질식하거나 압사할 정도로 많은 동물을 구겨 넣어 고통을 주지 않도록 호소하고 한다”고 했다.
화물차 짐칸에 줄로 묶인 채 이송되는 개 광주동물보호협회위드
앞서 이들은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담양 5일시장의 동물학대 행위에 반대하며, 시장 안에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는 불법 판매시설을 묵인하는 데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신탕집과 개사육장의 연결고리로 의심되는 동물 불법시장을 폐쇄하기 위해 공무원, 전문가, 동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동물보호법이 엄존하고 있는데도 대낮에 대로에서 수많은 이들이 보는 가운데 무허가 판매와 심각한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 담양에서 열리는 축제와 행사 때 방문객들한테 야만적인 행태를 고발하고 대대적인 철폐운동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동물단체는 개나 고양이를 판매하는 부산 구포시장, 성남 모란시장, 대구 칠성시장 등에서도 폐쇄운동을 벌이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